해외사업 파트서 경영관리 자리 옮기며 이사 승진전인장·김정수 오너 일가 경영서 물러나며 공백 메워
3일 삼양식품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오너 3세인 전병우 이사는 지난 6월 임원으로 승진했다. 1994년생인 전 이사는 지난해 9월 만 25세 나이로 입사에 해외사업본부 부장직을 맡았다. 당시 전 부장은 본래 해외에서 경험을 쌓고 입사할 예정이었으나 계획보다 빨리 입사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이사는 이번에 이사로 승진하면서 경영관리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이는 입사 1년도 안 된 시점에서 이뤄졌다. 경영관리부가 경영 분석과 국내외 사업 방향을 짜는 곳인 만큼 사실상 전 이사가 회사 전체 경영을 총괄하는 경영 수업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 이사는 삼양식품의 핵심 부서라고 할 수 있는 해외사업본부에서 경험을 쌓았다. 삼양식품은 해외에서 ‘불닭볶음면’이 인기를 끌면서 수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2012년 삼양식품의 전체 매출 중 내수 비중은 93.3%, 수출 비중은 6.7%에 불과했으나 7년 만인 2019년 50.2%까지 뛰었다.
불닭브랜드의 내수 매출은 2017년 764억원에서 2018년 1095억원으로 성장한 이후 2019년에도 1000억원대를 유지했으나, 해외 매출은 매년 세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2012년 7500만원에 불과하던 해외 매출은 7년 만에 3400억원으로 올랐다. 올해 2분기 수출액도 108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증가했다. 전 이사는 대외적인 호재와 함께 회사 전체의 성장을 담당하고 있는 부서에 요직을 맡음으로써 능력을 입증했다.
삼양식품은 총수 일가인 전인장 회장·김정수 사장 부부가 횡령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모두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 있는 상태다. 전 회장은 검찰 수사가 시작된 이후인 2018년 대표직을 내려놨고, 김 사장은 올해 1월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서 취업 제한에 걸린 탓이다. 이후 6월 정태운·진중기 공동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돼 오너가의 빈자리를 채워오다가 전 이사가 경영진에 합류했다.
올 3월 전 이사는 삼양식품 주식 2350주를 매수, 지난해 말 기준 0.56%(4만2400주)에서 반기 말 0.59%(4만4750주)로 0.03%포인트 늘렸다. 하지만 지주사인 삼양내츄럴스의 지분은 전인장 회장(21%), 김정수 대표(42.2%)를 보유하고 있고 전 이사가 에스와이캠퍼스(26.9%)를 통해 간접적으로 지분을 갖고 있는 구조다. 아직 전 이사에 대해 삼양내츄럴스 지분 증여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승계를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볼 수도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전 이사는 입사 이후 해외전략부문장을 맡아 왔는데 이번에 경영관리부무장으로 옮기며 여러 업무에 대한 경험을 쌓는 중”이라면서 “‘리더십’이라기 보다는 경영 수업에 전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km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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