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13개국 지지호소···강경화, 외교장관들 통화미국은 지지, 일본 반대···유명희 맹추격에 판세 비등EU 내부 이견···26일 재합의 시도, EU 표심이 큰 변수
WTO는 164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이달 27일까지 두 후보 중 누구를 선택할지 최종 선호도 조사를 진행한 후 컨센서스(전원합의제)로 11월 7일 전에 차기 사무총장을 선출할 계획이다. 최종 결선에는 유 본부장과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올랐다.
산업부에 따르면 유 본부장은 이달 13∼23일 스위스 제네바, 영국 런던, 벨기에 브뤼셀을 오가며 지지 교섭 활동을 펼쳤다. 지난 6월 입후보 이후 제네바를 4번째 방문한 유 본부장은 20여개국 장관급 인사를 만나 개별 면담을 했고, 두차례 리셉션을 통해 100여명의 제네바 주재 세계무역기구 대사들을 일일이 접촉하며 최종 지지를 요청했다.
지난 19일에는 영국 런던에서 엘리자베스 트러스 국제통상부 장관을, 20일에는 브뤼셀에서 발디스 돔브로브스키 EU 수석부집행위원장(통상담당)을 각각 만나 적극적인 지지를 당부했다. 유 본부장은 “위기에 처한 WTO를 정상화하려면 취임 첫날부터 바로 일할 수 있는 통상 전문성을 갖춘 자신이 사무총장에 적격자”라고 강조하고, EU 차원의 지지를 호소했다.
오콘조-이웰라 후보는 EU와 아프리카연합(AU) 55개 회원국, 카리브해 국가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과 중국은 일찌감치 오콘조-이웨알라 후보 지지쪽으로 돌아섰다. 전체적인 판세에선 오콘조-이웰라 후보가 유리한 쪽으로 흐르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강력한 정부 지원이 더해지며 최종 2인이 겨루는 결선 라운드가 유 본부장에게 점점 유리해지고 있다. 미국은 유 본부장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유럽과 발트해 국가들은 유 본부장을 지지하는 쪽이다.
정부는 남미·아시아·유럽 국가를 상대로 막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유럽국가 정상 등에게 전화를 돌리며 유 본부장 지지를 요청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성윤모 산업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장관 등 고위급 인사들도 지지 호소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13개국 정상과 통화를 하며 유 본부장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특히 저번 주 들어 말레이시아(19일), 룩셈부르크·이탈리아·이집트(20일), 인도·덴마크(21일)에 이어 22일 카자흐스탄·칠레까지 8차례 정상통화를 소화하는 등 홍보전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강 장관은 20일 덴마크, 폴란드, 오스트리아 3개국 외교장관과 통화하고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출 결선에 진출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에 대해 지지를 요청했다.
성 장관은 26일 영국의 알록 샤마(Alok Sharma) 기업에너지부 장관과 면담하고 유 본부장이 통상전문성과 정치적 리더십을 모두 겸비한 인물임을 강조하면서 “WTO 개혁과 다자무역체제 복원을 위한 적임자이며 영국이 유 본부장을 적극 지지해줄 것”을 당부했다.
오콘조-이웰라 후보가 국제적 인지도가 높은 인물이지만 현재 정부 요직을 맡고 있지 않는 반면 유 본부장은 현직 통상장관으로서 여러 중견국들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서 두텁게 구축한 상호 신뢰·지지 기반을 갖고 있다.
산업부는 “이번 방문에서 접촉한 상당수 회원국이 유 후보자가 적임자라는데 공감을 표시했다”면서 “최종 결선 종료를 앞두고 아태, 유럽, 중남미, 아프리카 등 전 세계에 걸친 다수의 고른 지지 기반을 확보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WTO 사무총장 선거는 최종 라운드에서 164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추대를 받는 형식이지만, 마지막까지 회원국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결선 투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앞서 EU는 아프리카 출신 후보인 오콘조-이웰라 후보를 지지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동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유 본부장에 대한 지지 표시가 이어지며 만장일치 합의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EU)27개국은 26일 WTO 사무총장 최종 라운드에 진출한 유 본부장과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나이지리아 전 재무장관을 놓고 회원국 간 지지 합의를 위한 논의를 다시 진행한다.
EU 회원국(27개국)의 표심은 의장국의 의사에 따라 몰리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프랑스 등이 동유럽처럼 표심을 돌리면 오콘조-이웰라 후보의 ‘표밭’인 유럽(41표)에서 표를 분산할 수 있게 된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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