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경영권 분쟁’ KMH 지원사격···지분경쟁 승기 잡나

중견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키스톤 프라이빗에쿼티(PE)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KMH가 다음달 24일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든든한 지원군을 얻었다.

코스닥 상장사 KMH는 지난 24일 최상주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34.40%에서 35.95%로 늘어났다고 공시했다. 기존 특수관계인이었던 ㈜에스피글로벌이 20만주(0.81%)를 추가 매수한 가운데, 메리츠증권이 장내 매수를 통해 특수관계인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8일부터 23일까지 4차례에 걸쳐 KMH 주식 15만483주(0.61%)를 사들였다. 총 50억원에 달하는 규모로 평균 취득단가는 3만3226원이다. 이에 따라 특수관계인의 수도 종전 18곳에서 19곳으로 늘었다.

현재 KMH는 2대 주주인 키스톤PE와 치열한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키스톤PE는 지난 9월 KMH의 지분 25.06%를 보유하며 2대 주주가 됐다고 공시했다. 앞서 KB자산운용이 KMH 지분 20%를 매도했는데 이를 키스톤PE가 사들인 것이다.

이에 KMH는 즉각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하고 이를 위한 주식명의개서 정지기간을 지정했다. 또한 지분 방어를 위해 대규모 CB(전환사채), BW(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을 결정했고 경영 간섭 차단을 위해 사내이사, 사외이사, 비상무이사, 감사인 등을 추가로 선임하고 나섰다.

하지만 지난달 14일 열린 임시주총에서 KMH 측이 상정한 이사 선임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지분율 20%에 가까운 소액주주들이 키스톤PE 측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당시 키스톤PE는 주주들에게 “주주가치 제고와 무관한 경영권 방어행위를 저지하겠다”며 “현 경영진과 최대주주 독단의 KMH 경영을 제어할 수 있도록 KMH의 일방적인 추천 이사 및 감사 후보자가 선임되지 않도록 힘을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결국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잡고 첫 주총에서 승리한 키스톤PE는 자사 몫의 사외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 감사 선임에 관한 안건 상정을 요구했고, 이와 관련한 두 번째 임시주총이 내달 24일 열릴 예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메리츠증권의 이번 지분 매입은 키스톤PE와 다시 한번 표 대결을 앞둔 KMH로서는 든든한 우군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일각에서는 KMH와 특수관계인의 지분 증가로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끝이 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를 반영하듯 해당 공시가 나온 지난 24일부터 이날까지 KMH 주가는 3만750원에서 2만4100원으로 이틀 만에 약 21.6% 급락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총을 앞두고 KMH가 지분율을 점차 늘리면서 지분 경쟁에서 다소 유리해진 측면이 있다”면서도 “다만 지난달 임시주총에서도 KMH 최대주주 측이 이길 것이란 관측이 많았던 만큼 다음 주총 결과 역시 섣불리 짐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