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이임식서 떠나는 손병두에 “He will be back”예상된 인물···금융위 출신·차관급 등 조건 모두 갖춰서울대 국제경제학과 卒, 은 위원장과 고교·대학 동문증권업계 현안 밝아···관피아 딱지·노조 반발 등 직면
그의 예고대로 손 전 부위원장은 딱 한 달 만에 복귀에 성공했다. 한국거래소 차기 이사장 단독후보로 말이다.
안 그래도 손병두 전 부위원장은 당초 차기 거래소 이사장 하마평에 유력 후보로 거론된 인물이기도 했다. 이전의 정찬우, 정지원 전 이사장같은 경우에는 업계에서 전혀 예기치 못했던 ‘깜짝 인사’였다면 손병두 전 부위원장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인물이다.
최근 역대 이사장들의 이력을 봐도 금융위원회, 차관급 출신이라는 점들이 눈에 띄는데, 실제 정찬우, 정지원 전 이사장도 금융위(금융서비스국장 등 이력) 출신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손 전 부위원장을 두고 "거래소 이시장의 필수이력인 ‘금융위, 차관급 출신’이라는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기에 타이밍마저 적절하다. 손 전 부위원장은 지난달 1일 공직에서 떠났다. 원래 부위원장 임기가 3년인 것을 고려하면 그의 임기는 2022년 5월까지였다. 또 마침내 당시 정지원 전 이사장이 임기를 다 채우기도 전에 손보협회장직으로 가겠다며 급작스레 거래소를 떠난 시기이기도 하다. 서로의 행보가 부딪치지 않게 윗선에서 미리 교통정리를 해준 것 아니냐는 후문까지 나온다.
1964년생인 손 전 부위원장은 인창고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브라운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았다. 은성수 금융위원장과는 고교와 대학 동문이다.
이후 행정고시 33회로 공직에 입문해 기획재정부 국제기구과장, 외화자금과장, 국제금융과장, G20기획조정단장, 금융위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 사무국장, 금융서비스국장, 금융정책국장 등 주요 직위를 두루 거치며 국내외 금융 정책에 모두 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자본시장을 관장하는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을 겸직한 이력이 있어 누구보다 더 증권업계 현안에 밝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점들이 그의 향후 거취로 차기 거래소 이사장 자리에 힘을 실어줬다는 얘기다.
손 전 부위원장 스스로도 거래소 이사장 자리를 원했다는 말도 전해진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 말에 따르면 연초 산업은행 회장직이나 한국은행 금통위원 등으로 손 전 부위원장이 거론되기도 했었는데, 손 부위원장이 업무 환경이 보다 편한 거래소 이사장 자리를 선호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손 전 부위원장이 아무리 예고된 인사였어도 ‘관피아(관료와 마피아를 합친 말)’ 논란에서는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거래소 이사장 자리는 구 증권거래소가 출범한 1956년 이후, 내부 출신은 단 한 명(박창배 전 이사장), 금투업계 출신 역시 단 한 명(김봉수 전 이사장, 키움증권 사장 출신)에 그쳤을 뿐 그 외 모두 관피아, 모피아 등 낙하산 인사들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물론 거래소도 마찬가지로 이사장을 공식적으로 선임하기 전에 이사후보추천위원회(후보추천위) 등 공모 절차를 거친다. 하지만 지금까지 거래소 수장을 임명할 때 정부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던 것을 고려하면 거래소 이사장 공모 절차는 여전히 유명무실한 상황만 반복되고 있다.
이미 거래소 노조에서는 손 전 부위원장이 단독 후보로 거론되기 전부터 ‘낙하산 인사’라며 반대에 나섰다. 때문에 손 전 부위원장이 거래소 이사장 자리로 선임까지는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거래소는 내달 3일 이사회에 추천하고 같은달 18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손 전 부위원장을 차기 이사장으로 최종 선임할 예정이다.
노조 측은 “거래소 이사장 공모 절차를 지연시킨 것은 첨부터 손병두 전 부위원장을 위한 판 깔기”라며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거래소 이사장 선임 절차를 공정·투명하게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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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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