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00시대’ 주가 급등 따른 차익실현 욕구↑연기금 1조·금융투자 6000억 등 기록적인 팔자 행진“단기 과열, 수급변화로 인한 단기 조정 가능성 경계”
하지만 코스피가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오는 동안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기관투자자들은 지난 한달 간 5조원이 넘는 주식 순매도하며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기관은 새해 첫 거래일인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3거래일 만에 3조원에 달하는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연일 기록적인 매도 공세를 펴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이후 전날까지 코스피는 2591.34포인트에서 2968.21포인트로 약 14.5% 상승했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들은 약 7조1395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투자자들은 5조892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의 순매도세는 새해 들어 더욱 거세졌다. 최근 3일간 기관투자자들의 순매도 금액은 3조952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등이 포함된 연기금은 1조1033억원 가량을 순매도했고, 금융투자와 투자신탁회사(투신)도 각각 6020억원, 5802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며 매도 공세에 힘을 보탰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동학개미들의 강력한 순매수세에 증시가 단기간에 급상승하면서, 기관투자자들의 매도 욕구를 자극했다고 진단했다.
현재 국내 증시의 ‘큰손’인 기관투자자는 통상 연기금과 투자신탁으로 대표된다. 특히 연기금의 매도세는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퇴직연금 등을 관리하는 연기금은 수익성만큼이나 안정성도 중요해 전체 자산에서 위험자산인 주식의 비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주가가 올라가면 굳이 주식을 추가 매입을 하지 않더라도 목표 비중을 넘어서기에 최근 급등장세에서는 비중 조정의 이유로 보유 주식을 처분하게 된다.
다만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기관의 비중 조정과는 별개로 개인들의 공격적인 순매수가 주가 부양을 이끌면서 기관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와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큰 폭의 조정은 아니더라도 차익실현 등에 따른 어느 정도의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최근 증권가에서는 개인 주도로 주가가 급등한 뒤 주가가 크게 곤두박질쳤던 과거 사례들을 떠올리며, 단기 과열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020년 연말, 2021년 연초 급등으로 인해 단기 과열·밸류에이션 부담과 연속 상승에 대한 피로도는 누적되고 있다”며 “과거 9주 이상 연속 상승 이후 쉬었다 갈 경우 강한 2차 상승추세가 전개된 반면 단기 조정 없이 오버슈팅이 강해질 경우 추세반전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따.
이어 이 팀장은 “현재 코스피는 쉬어야 더 멀리 갈 수 있다. 쉬지 않고 계속 상승한다면 단기적으로는 좋을 수 있지만, 과도한 상승으로 인한 부작용은 커질 것”이라며 “2021년 정책, 유동성 모멘텀과 펀더멘털 동력을 감안할 때 단기 투자심리, 수급변화로 인한 단기 변동성 확대를 경계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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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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