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적자 확대된 톰보이 남성 패션복 ‘코모도’ 과감한 철수 세번째 뷰티브랜드 ‘로이비’·라이프브랜드 ‘자주’ 채널 확장 승부수
25일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부진한 패션 브랜드는 정리 수순에 돌입하고 뷰티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 11일 신세계인터 계열사인 신세계톰보이는 1세대 남성복 브랜드인 ‘코모도’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올 상반기 내에 현존하는 29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순차적으로 폐점한다는 방침이다.
코모도는 1986년 성도가 선보인 남성복 브랜드로 2011년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브랜드를 인수했다. 이후 회사는 브랜드 리뉴얼 등 투자를 지속했지만, 인수 이후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코로나19로 적자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브랜드 재정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코모도 철수로 신세계톰보이가 운영하는 브랜드는 여성복 스튜디오톰보이 1개만 남게됐다.
최근에는 신세계인터가 수입·판매하는 미국 클래식 여성복 브랜드 ‘센존(St. john)’을 국내 진출 23년여 만에 온라인 브랜드로 전환했다. 센존은 지난 1998년 신세계인터가 들여온 브랜드다. 그러나 급변하는 패션시장에서 다소 올드한 브랜드 이미지를 벗지 못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했다는 평이다. 센존의 백화점 입점 매장 수는 지난 2011년 15개곳에서 최근 5곳으로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상반기 내 오프라인 매장을 모두 철수하고 온라인 전용으로 판매하기로 했다.
신세계인터가 연초부터 브랜드 재정비에 속도를 높이는데는 떨어진 수익성을 빠르게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해 3분기 신세계인터의 연결기준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보다 8.1%, 73.9% 급감했다.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패션·라이프스타일 매출은 코로나19 타격으로 적자전환했다.
게다가 지난해까지 뷰티 사업에서만 매출 2000억 원 목표 계획을 세웠으나 면세점 수요가 없어지면서 목표 매출 달성에 실패했다. 이에 중장기적 성장을 위해 ‘자체 브랜드’ 론칭 등 내부적으로 뷰티사업에 꾸준히 공을 들이고 있다. 해외 명품 라이선스만으로는 자체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신세계인터는 한차례 성공 신화를 썼던 ‘비디비치’와 ‘연작’의 전례에 힘입어 세번째 뷰티 브랜드 ‘로이비’를 론칭했다.
로이비는 1020세대를 타깃으로 선보인 브랜드로 스킨케어, 향수, 바디 및 헤어케어 등이 주요 품목이다. 또한 그간 면세점·백화점 등 오프라인 채널로 승부수를 띄운 것과 달리 로이비는 온라인 유통 채널로 운영 중이다. 우선 에스아이빌리지와 네이버 브랜드스토어를 통해 판매를 시작해 연내 백화점 팝업스토어를 오픈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먼저 자리잡은 후 향후 중국 등 해외 진출도 목표로 뒀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부문 관계자는 “로이비는 기획 단계에만 1년 이상 걸렸을 만큼 충분한 시장 조사를 통해 탄생한 브랜드다”며 “자체 브랜드인 비디비치와 연작을 빠르게 성공시킨 노하우를 바탕으로 로이비를 MZ세대를 대표하는 뷰티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뷰티부문 강화에 이어 라이프스타일 사업 비중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 코로나19와 같은 예기치 못한 악재에 대비해 패션과 뷰티사업을 뒷받침해줄 신성장 동력 절실하다는 게 내부 평가다. 특히 ‘자주’(JAJU)를 필두로 커지는 라이프브랜드 시장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신세계인터는 지난해 8월 자주를 별도 사업부문으로 분리해 브랜드를 한단계 격상시켰다.
신세계인터는 자주 인수 이후 대표 체제 없이도 매년 매출 성장세는 유지했지만 이번엔 이석구 대표를 새 수장에 앉혔다. 스타벅스 성공신화를 일군 이 대표를 새 수장에 앉힌 것도 그의 승부사 기질을 자주에 고스란히 입히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측은 “자주가 지난해 매출 2000억 원은 무난히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유통망 확대를 통해 장기적으로 매출 1조 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겠다”며 “자주 온라인은 워낙 SI빌리지에서도 매출 볼륨이 큰 브랜드라 온라인 사업도 함께 키워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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