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함 감수하고 재건축만 바라봐” ‘남다른 애착’ 은마 주민들“호가 낮춘 매물의 착시효과”···전용 84㎡·23억2천만원짜리 없어전세가도 4억 떨어졌는데···“학군 수요 마무리 영향, 일시적 하락” ‘43세 은마’ 재건축 지연에 공공재개발·GTX 등 시련 맞아 ‘예민’
강남 재건축의 상징인 ‘대치동 은마아파트’ 매매가 실거래가로 기존보다 1억3천만원이나 낮은 값에 거래됐다는 소식이 나오자마자 부동산업계 일각에서는 드디어 서울 아파트값의 상승세가 둔화되고 안정세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왔다. 정부가 6월 1일로 예정된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강화 정책을 예정대로 시행키로 하면서 대치 은마아파트의 주민들 역시 이에 대한 부담감에서 완전히 떨쳐내기가 힘들었을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최근 국토교통부의 부동산 실거래정보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의 경우 이달 2일 23억2천만원(6층)에 계약이 이뤄져 직전 거래인 지난달 24일 24억5천만원(6층)보다 1억3천만원 낮은 값에 거래됐다. 또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서는 서울의 아파트값이 2월 첫째 주 0.10% 올라 올해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뒤 6주 연속 상승 폭 둔화 흐름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23일 본지가 직접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일대 공인중개소 관계자들을 만나본 결과 “현재 그런 매물(전용면적 84㎡·매매가 23억2천만원)은 단 한 건도 없는데다, 매매는 커녕 전세 물건도 별로 없다”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소 대표는 “어쩌다 호가 낮춘 일부 매물 때문에 은마아파트 전체 매매 가격이 떨어졌다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라며 “더군다나 종부세 때문에? 설렁 다주택자라고 할지라도 다른 주택을 팔지, 이곳 주민들은 은마에 대한 남다른 애착이 있어서 쉽게 못 팔 것”이라고 확언했다. 해당 공인중개소 대표에게 받은 명함 또한 ‘은마아파트전문’이라고 크게 쓰여 있었다.
실제 현재 나와 있는 매물들의 호가는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4층 24억8천만원, 7층 24억5천만원, 8층·10층 24억원, 5층 23억9천만원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가장 저렴한 매물 호가는 23억8천만원(1층)으로 조사됐다. 가장 저렴한 매물도 최근 호가 꺾으며 내났던 매물 23억2천만원보다 6천만원 높은 수준이다.
매매가와 관련해서 좀 더 물어보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공인중개소도 더러 있었다. 그럴 때마다 다른 중개소 대표에게 우회적으로 물어보니 “재건축 사업이 몇 차례 난항되는 것도 모잘라, 최근에는 공공재건축 개발 반대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 반대 등 여러 악재가 터지면서 많이 예민해져 있는 상태”라고 답변했다.
취재 도중 눈에 띄는 점이 있었다. 어느 한 중개소 직원 말을 들어보니 은마아파트의 전세가가 오히려 급속도록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었다. 현재 전세 호가는 7억~8억원 사이된다고 하는데 작년 말에는 11억원까지 치솟았다고 한다. 해당 직원 말에 따르면 “대치 은마아파트 근처에는 경기, 휘문고 등 통상 강남 8학군이라고 불리는 곳들이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다. 이러한 학군 수요 덕분에 자녀를 둔 가정집들이 근처에 전세를 많이 구하러 다닌다”라며 “그러나 현재는 학군 수요가 다 마무리 되면서 일시적으로 가격이 하락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중개소 관계자도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유명한 학원가 덕분에 자녀교육을 위해 전국에서 몰려올 정도로 인기가 많은데 이 때문에 매매보다는 전월세 거래량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라며 “은마 상가에는 한 집 건너 공인중개소가 있는데 이러한 학군 수요와 전혀 무관치 않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대치 은마아파트 전세가 하락이 일시적인 현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전세가격 자체가 시기적·계절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다”라며 “이사철이 오면 다시 수요가 늘고 가격이 올라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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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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