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분기 영업익 9.3조···“가전·스마트폰 견인”(종합)

반도체 美오스틴 ‘셧다운’ 우려에도 호실적

삼성 “세트 수요↑··· 반도체 부진 만회”

그래픽=박혜수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9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이상 늘었다.

한 달 가까이 이어진 미국 오스틴 반도체 공장의 가동 중단 사태에도 가전과 스마트폰 수요가 뒷받침됐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액 65조원, 영업이익 9조3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7일 공개했다.

이는 증권사들이 추정한 실적 평균 예상치(매출 61조539억원, 영업이익 8조9058억원)를 상회한 수준이다.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 대비 17.48% 늘었고 전분기와 비교해서도 5.6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의 6조4500억원 대비 44.19% 증가했으며 작년 4분기(9조500억원)보다 2.76% 늘었다.

시장 예상보다 올해 첫 분기 실적이 좋게 나온 배경은 반도체(DS)가 주춤한 가운데 가전(CE)과 무선(IM) 등의 세트 수요 확대가 컸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가전은 코로나19에 따른 팬트업 수요, 스마트폰은 갤럭시S21 및 A시리즈 신제품 판매가 크게 늘었다”며 “태블릿, 웨어러블 등이 상당부분 이익에 기여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사업부문별 영업이익이 공개되진 않았으나 증권가에선 반도체 3조5000억~3조8000억원, 스마트폰 4조1000억~4조5000억원, 가전 약 1조원, 디스플레이 4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장기 호황이 점쳐지는 반도체 실적은 당초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는 미국 오스틴 공장 가동 중단으로 3000억원 이상 매출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무선사업부는 가장 많은 4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점쳐진다. 올초 고부가 제품 갤럭시S21 및 A시리즈 신제품이 국내외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작년 4분기 영업이익 2조4200억원을 훨씬 뛰어넘었다.

1분기 잠정 실적은 분기 최대 실적을 냈던 지난해 3분기(매출액 66조9600억원, 영업이익 12조3500억원) 이후 지난 2년간 가장 좋다.

올해 첫 분기 성적이 시장 전망치를 웃돌면서 연간 실적 개선 기대감도 높였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도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올릴 것으로 전망한다. 1분기 주춤했던 반도체 실적은 상향 조정되는 반면, 세트 실적은 2분기에 소폭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분기엔 반도체 쪽이 좋아지고, 1분기 수요가 몰렸던 가전·스마트폰은 조금 줄어들 수 있어서 현재로선 2분기 실적 예측은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사업부문별 확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