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대대적 인적변화, 코로나 탓 교육 무산신규이사 선임 첫날 全 의안 찬성···거수기 논란그룹사들, 연1회 이상 교육···별도 지원조직 한계전문성 강화 위해 교육 늘리는 재계 추세에 역행
9일 재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사외이사 교육을 단 한 차례도 진행하지 않았다. 교육 미실시 사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현장교육 계획 연기다.
회사는 ‘석유화학·태양광 국내외 공장과 연구소 현장 방문교육 등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사외이사 대상 교육계획을 수립,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2019년부터 세운 이 계획은 2년 연속 현실화되지 못했다.
한화솔루션 이사회는 지난해 3월을 기점으로 대대적인 인적 변화가 단행됐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장남인 김동관 전략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고, 사외이사 수는 5명에서 6명으로 확대됐다.
이 시기 재무회계 분야의 최만규 전 우리은행 중국법인장과 화학공학 분야의 김재정 서울대 공대 교수를 제외한 사외이사 4명이 새롭게 이사회에 합류했다.
석유화학 및 에너지 인수합병(M&A) 자문을 맡은 어맨다 부시 미국 세인트어거스틴캐피탈 변호사와 신사업 전략 수립 자문의 시마 사토시 전 일본 소프트뱅크 사장실장, 법률분야의 서정호 법무법인 위즈 변호사, 경제전반 자문의 박지형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다.
하지만 이들은 기본적인 회사 정관은 물론 주요 사업이나 매출구조, 재무상태, 미래전략 등에 대한 공식적인 교육을 받지 않았다. 회사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사실상 전무한 상태인 선임 첫날부터 ▲계열금융회사와의 거래한도 승인의 건 ▲무보증 공모사채 발행의 건 ▲유럽 태양광 발전소 투자사업을 위한 출자의 건 등에 찬성표를 행사했다.
경영기획팀 소속 팀장급 1명과 과장급 3명으로 구성된 별도의 이사회 지원조직이 있지만, 역할에 한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화솔루션 이사회가 지난해 3월 이후 의결한 약 40건의 의안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한 사외이사는 단 한 명도 없다. 회사 운영과 관련된 의결 결과의 신뢰성이 떨어지고, 나아가 경영진 견제 등의 임무도 수행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한화솔루션은 그룹 내에서 이사회 활동이 보수적인 회사로 분류된다.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합병 이전인 한화케미칼 시절에도 사외이사 교육은 없었다.
타 상장 계열사와 비교하면 이사회 운영의 문제점이 더욱 부각된다. 그룹 실질 지주사인 ㈜한화는 지난해 경영분야 전문가와 법무분야 전문가, 재무분야 전문가 3인을 대상으로 내부회계관리제도 관련 교육을 실시했다.
방산부문 중간지주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사외이사 교육을 진행했다. 사외이사 전원이 내부회계관리제도 관련 교육에 참석했고, 감사위원회 위원장을 대상으로 전문성 강화 교육을 실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자회사 한화시스템도 사외이사 전원을 불러 신임 사외이사를 위한 직무 관련 주요 역할과 책임 등을 교육했다.
금융 계열사의 사외이사 교육 활동은 유독 두드러진다. 한화생명은 감사위원회 개최 전 사전간담회를 매회 실시했고, 실적 결산이나 분기·반기별 실적, 새해 계획 등 이사회 의안을 사전에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그 횟수만 지난해 8회에 달한다.
한화손해보험은 사업현황과 실적, 지배구조, 정관과 이사회 규정 등을 안내하는 교육을 1회 가졌고, 한화투자증권은 금융시장 전망과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 외감제도 동향 등 세번의 교육을 진행했다.
케미칼부문 경쟁사로 분류되는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경영현황 소개와 중장기 사업전략, 주요 제품 등에 대한 다섯 차례의 교육을 가졌다. LG화학의 경우 지난해 신임 이사가 없어 사외이사 교육이 열리지 않았지만, 2019년에는 총 네 차례의 교육이 이뤄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솔루션 이사회는 코로나19라는 대외적 변수로 서면과 온라인 등으로 활동 중”이라면서도 “이사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교육 빈도를 늘리는 재계 추세와는 대비된다. 정기적인 교육이 없다는 점도 약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룹 차원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사외이사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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