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 막기위해 꺼낸 토지거래제 역풍지정 후 오히려 지역 재건축 호가 꿈틀호가 급등에 규제완화 공약도 불투명해져
서울시는 지난 21일 서울 주요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사업 지역 4곳을 토지거래 허가 구역으로 지정했다.
대상 구역은 압구정 아파트지구(24 단지)와 여의도 아파트 지구 및 인근 단지(16개 단지), 목동 택지개발사업지구(14개 단지), 성수 전략정비구역 등 총 네 곳(총 4.57㎢)이다. 구역 지정은 27일 발효되며, 지정 기간은 1년이다.
토지거래 허가 구역으로 지정되면 일정 규모 이상의 주택·상가·토지 등을 거래할 때 해당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 없이 토지거래계약을 체결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토지가격의 30% 상당 금액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주거용 토지는 2년간 실거주용으로만 이용 가능하며, 매매·임대가 금지된다.
오 시장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는 거래를 묶어 투기 세력의 유입을 사전에 차단해 가격 급등을 막고자 함이다.
하지만 시장이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를 반대로 해석하면서 오히려 역풍을 불러 일으켰다. 해당 구역은 서울시가 정비사업 추진에 속도를 붙여줄 것으로 기대감을 모으면서 되려 집값이 상승했다.
압구정 신현대 전용 107m²의 경우 4월 셋째주 29억~31억5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으나 26일 현재는 32억~32억5000만원에 매물이 올라와 있다. 네이버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한양2차 전용 147m²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발표 다음날인 22일 집주인이 시세를 2억원 올린 매물도 나왔다. 목동신시가지11단지 51m²도 11억 수준이었으나 12억~12억5000만원으로 시세가 1억원 가량 올랐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분위기에 오세훈 표 공급확대 정책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앞서 서울시는 "투기 방지책과 주택 공급 정책은 엄연히 다르다"며 주택 공급 정책을 흔들림없이 이어갈 것으로 강조했으나, 집값이 계속해서 상승세를 이어온다면 ‘부동산 심판론’을 내세운 오 시장으로서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 본부장은 “민간 정비시장을 활성화하면서 집값을 잡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정부는 공공 정비사업을 하면 용적률을 대거 완화해주겠다는 방안을 밝힌 바 있다. 이를 민관 중심으로 바꿔 개발이익을 내주돼 용적률 완화를 얻는 등의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지금같은 분위기에 시장에 전권을 위임해 놓으면 가격 급등을 막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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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서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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