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렸더니 또 밥그릇 뺏길 위기 놓인 감정평가업계

중개사·회계사 유사감정행위 소송 이긴 감정평가사업계

최근에는 IT기반 빅밸류에 소송 걸었으나 불기소처분

행정사 시세확인서 관련한 소송도 불기소처분 받아

재고 요청한 상태지만, 인정되면 개인 매출 확 줄 듯

감정평가사 업계가 풍전등화 위기에 놓였다. 감정평가사업계가 유사 감정평가행위에 대해 경찰에 고발한 것이 모두 불기소처분이 내려져서다.

최근 서울 서초경찰서는 감정평가법 위반 혐의로 한국감정평가사협회에 고발당한 빅밸류에 무혐의 불기소처분을 내렸다.

빅밸류는 지난 2015년부터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연립주택과 다세대주택 시세를 평가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은행권 대출 평가 자료로도 활용되고 있다.

이에 대해 감정평가사협회는 감정평가법이 금지한 유사 감정평가 행위에 해당한다며 검찰에 빅밸류를 고발했다. 빅밸류가 사용한 실거래가 기반 시세 산정은 정확도가 떨어져 대출 부실을 유발할 수 있는 유사 감정행위에 해당한다는 게 협회 측 주장이다.

하지만 경찰은 빅밸류가 개발한 인공지능 시세 산정 프로그램은 감정평가 행위와 다르다고 판단, 불기소처분을 내렸다.

또 앞서 감정평가사협회가 행정사들의 시세확인서 발급에 대해서도 고발했으나, 이 역시 처음에는 검찰에서 불기소처분이 내려졌다. 현재는 협회가 항고해 현재 수사 중인 상태로 전해졌다.

협회는 빅밸류 건에 대해서도 항고해 재수사를 요청할 방침이다. 다만 감정평가협회가 타 업계의 유사 감정행위에 대해 고발한 사례는 앞서 서도 몇차례 있었지만, 현재처럼 검찰이 불기소처분을 내린적은 없는 탓에 이전과 다르게 이번 법정 싸움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한국감정평가협회는 부동산 공인중개사의 시세확인서 발급행위, 공인회계사의 감정 행위 등에 대해 부당하다고 제기했고 모두 승소한 바 있다. 당시 법원은 감정평가기법을 활용한 시세확인서 발급 행위는 옛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 위반임을 인정, 유죄판결을 확정했다.

이번 법적 싸움도 시세확인서, AI의 시세 측정 방법 등에서 감정평가기법이 도입되는지의 여부가 핵심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협회 관계자는 “기존산업의 밥그릇 문제를 넘어 해당 시세 평가는 감정평가법에 적용되지 않는 탓에 입력정보가 부족한 자료로 시세 책정을 하고 이를 토대로 대출 등 금융에 활용돼 문제가 됐을 때 책임 소지가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