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자회사 증설에 3억달러 투자 확정 신규 생산라인 내년 초 착공···2022년말 가동ST마이크로, 인피니온 등 고객사 주문 확대 보조연 매출 2兆 달성 눈앞···‘SiC 웨이퍼’ 매출 확대 전략
15일 SK실트론은 미국 미시간주 사업장을 갖고 있는 현지 자회사(SK실트론 CSS)가 3억 달러(약 3500억원) 신규 투자를 진행하기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등 외신은 14일 밤(한국시간) SK실트론이 자회사를 통해 북미 시장의 전기차 생산을 지원하기 위해 미시간주 베이시티에 14만제곱피트(약 1만3천㎡) 부지 공장을 증설하고 150명을 충원할 계획이란 투자 소식을 먼저 전했다.
로이터는 이번 투자 발표는 바이든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과 충전망 확대를 위해 1740억 달러(약 200조원)의 자금을 유치하고,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을 늘리는 상황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둥젠웨이 SK실트론 자회사 대표는 “이번 투자는 미시간에 기반을 둔 미국 전기차 공급망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고, 현지 고객 수요가 많아 추가 투자를 검토한 것”이라고 밝혔다.
SK실트론은 내년 초 신규 생산라인 착공에 들어가 내년 말 가동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SK실트론 관계자는 “미국 자회사 공장 인근 10분 거리에 있는 곳에 생산시설 한 곳을 인수해 신규 설비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에선 SK실트론이 신공장 건설이 아닌 기존 공장을 활용한 설비 투자를 검토한 것이어서 투자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실트론 입장에선 적은 비용으로 향후 확대될 전력반도체 시장 수요에 적기 대응할 수 있다는 게 투자 집행의 동력이 됐다.
SK실트론은 약 5400억원을 들여 듀폰의 SiC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미시간에 자회사를 두고 있다. 미국법인은 인수 이후 그동안 SiC 웨이퍼 상용화를 위한 생산설비 개선 작업을 진행해왔다.
SK실트론은 현재 글로벌 전력반도체 분야 1·2위 업체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스위스), 인피니온(독일) 등에 소량의 SiC 웨이퍼를 공급하고 있다. 북미 지역 전기차 시장 확대에 맞춰 기존 고객사들이 더 많은 SiC 물량을 요구함에 따라 증설을 통해 고객사 주문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SK실트론 관계자는 “그동안 납품 비중은 많지 않았는데 증설 이후엔 SiC 웨이퍼의 매출 기여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SK실트론은 듀폰 사업부 인수 후 SiC 세계 시장에서 10% 안팎의 점유율을 올리면서 3·4위권에 올라있다. SiC 웨이퍼는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는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이어서 SK실트론을 포함한 상위 4개 업체가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선 웨이퍼 생산라인을 설비하는데 적어도 1년가량 시간이 소요된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물·전기·가스를 집어넣는 유틸리티 공사와 기계·장비를 들여놓는 설비 공사만 각각 수개월이 걸린다”며 “매출이 가능한 품질 검증 단계가 될 때까지 테스트 제품을 뽑아내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SK(주)가 지분 51.00%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는 SK실트론은 지난해 매출액 1조7000억원을 거둬 지난 3년간 꾸준히 성장세를 올렸다. 올해 1분기는 4221억원의 매출액과 50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지난해부터 전년 대비 추세다. 회사 측은 반도체 웨이퍼 재료로 쓰이는 폴리실리콘 가격 인상과 웨이퍼 납품 단가 하락 등을 이유로 꼽았다. 거래선과 최소 1년 이상 단위로 웨이퍼 공급 계약을 맺기 때문에 올해도 단가 하락 여파가 영업이익에 일부 반영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SK실트론은 당초 올 연말께 듀폰에서 인수한 SiC 사업부의 흑자 전환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이익 달성 시점은 다소 미루게 됐다. SiC 사업은 듀폰 사업 인수 과정에서 비용 부담 등으로 아직 순이익을 못내고 있다.
SK실트론 관계자는 “이번에 투자를 확정하면서 순이익을 내는 흑자 전환은 2023년에 계획하는 것으로 변경했다”며 “대규모 투자 외에도 그동안 소규모 노후 장비 교체와 연구개발(R&D)에 지속적인 투자비가 들어가 흑자 달성이 지연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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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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