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평가 논란에도 상장 첫날 ‘금융 대장주’ 등극2만4000원~6만4000원까지···목표가 천차만별교보證 “금융 플랫폼의 확장성을 보유한 은행”유안타證 “국내 시중 은행들과 차별화 어려워”
지난 6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카카오뱅크는 상장 첫날 시초가 대비 1만6100원(29.98%) 오른 6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3만9000원) 대비 78% 급등한 수준으로, 기존 금융 대장주인 KB금융을 제치고 대장주 자리를 꿰찼다.
상장 둘째 날을 맞이한 지난 9일에는 전장보다 8700원(12.46%) 오른 7만8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37조2954억원으로 셀트리온, 기아 등을 제치고 코스피 9위(우선주 제외)까지 올랐다.
하지만 카카오뱅크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BNK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 일반 공모 청약 첫날 ‘매도’ 리포트를 내고 목표주가 2만4000원을 제시한 반면 SK증권은 목표주가 6만4000원, 적정 시가총액으로 30조7000억원을 제시했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기존은행과 마찬가지로 이익의 대부분은 이자이익에서 창출되고, 플랫폼을 활용한 비이자이익은 미미하다”며 “향후 공격적인 성공을 가정해도 상장은행 규모 수준의 비이자이익을 실현하기 위해선 장기적인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김 연구원은 “(카카오뱅크 대신) 저평가 매력이 큰 기존 은행주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이 보다 안전한 투자를 위한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개인투자자는 카카오뱅크 청약을 자제하길 권고한다”며 이례적으로 강한 어조를 띄기도 했다.
유안타증권 역시 카카오뱅크를 은행업으로 규정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은행법이 요구하는 규제를 충족하며 영업해야 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국내 은행들과 차별화되는 비은행 서비스로 확장하기가 어렵다"며 "비대면 영업은 영업 방식의 차이일 뿐 사업의 본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이와 달리 교보증권, SK증권 등은 카카오뱅크를 플랫폼기업으로 평가했다. 교보증권은 올해 12월 기준 카카오뱅크 BPS(주당순자산가치) 1만1622원에 과거 디지털금융이 받았던 가치(PBR 4.0배)를 반영해 카카오뱅크의 목표주가를 4만5000원으로 산정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에 대해 한국 역사상 경험해 보지 못한 인터넷전문은행이라고 강조하며 “이제 실적 가시화를 시현한 금융플랫폼으로서, 가치평가 방식 및 비중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결론적으로 카카오뱅크가 ‘금융 플랫폼’의 확장성을 보유한 은행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지난 4년간 카카오뱅크가 혁신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보여준 성장성과 가능성은 긍정적으로 평가돼야 한다”며 “국내 전체 앱 1위 MAU를 보유한 카카오톡과의 네트워크 및 락인(Lock-in) 효과를 통한 확정성은 이제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SK증권은 타 은행들에 비해 10배 이상 높은 PBR 5.5배를 적용해 국내 증권사에서 제시한 목표가 중 가장 높은 6만4000원을 제시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국내 은행업계에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우량주”라며 “국내 은행주 역사상 가장 높은 PBR을 기록한 종목, 성공적인 디지털 금융플랫폼 등 칭찬할만한 포인트가 다양하다”고 말했다.
다만, 구 연구원은 “기존 금융주와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어, 현재로서는 기업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현재 목표주가 산정 방법도 주관적인 가이드라인일 뿐, 향후 카카오뱅크의 적정 가치에 대해서는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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