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주가 4번 내렸지만 투자의견 ‘매수’ 유지“리니지W·아이온2···다음 이벤트 기다려야”증권가, 목표가 하향 이어져···한 달 새 14곳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수의견을 유지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엔씨소프트의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목표주가는 기존 127만원에서 85만원으로 33% 하향 조정했지만 “다음번 이벤트를 기다릴 수 있는 가격대”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이같은 분석은 최근 증권가 분위기와는 정반대 행보다. 최근 엔씨소프트는 2분기 어닝 쇼크, 신작 ‘블레이드앤소울2’ 흥행 참패, 리니지 충성고객 이탈 등으로 악재가 겹친 상태. 악재가 반영되며 연초 100만원을 호가하던 주가는 63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엔씨소프트 주가가 63만원대를 기록한 건 지난해 4월 이후 1년 5개월만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미 엔씨소프트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하향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8월 이후 국내 증권사 14곳이 엔씨소프트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투자의견은 한국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삼성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이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국내 뿐 아니라 외국계 증권사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JP모간은 기존 77만원에서 63만원으로 목표주가를 내렸다. 맥쿼리도 기존 ‘매수’ 의견에서 ‘매도’로 바꾸고 목표주가도 62만원으로 하향했다. 그밖에 크레디트스위스(CS)·씨티·노무라 등이 투자의견을 ‘매도’ 또는 ‘중립’으로 제시했다.
목표주가를 아예 제시하지 않은 증권사도 등장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31일 엔씨소프트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를 별도로 제시하지 않았다. 기존 목표주가는 110만원이었지만 현재 주가는 63만원대로 격차가 크다.
◇‘175만→158만→127만→85만’···목표주가 4번 내려도 ‘매수’=미래에셋증권은 연초 목표주가 126만원으로 출발해 2월 25일엔 목표주가를 175만원으로 제시했다. 당시 엔씨소프트 주가는 97만원 수준이었다. 1월 6일 작성한 리포트에선 ‘목표주가 상향 예정’이라는 코멘트를 통해 이례적으로 목표가 상향을 예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엔씨소프트 주가가 내리막을 걸으면서 목표주가도 반토막이 됐다. 2월 175만원이던 목표주가는 5월 158만원, 7월 127만원을 거쳐 9월엔 85만원까지 51.4% 하향 조정됐다. 2021년과 2022년 영업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데 따른 결과였다.
김창권 연구원은 “블소2는 새로움이 없었던 게임이었다. 이미 포화된 국내 모바일 MMORPG 시장에서 신규 게이머를 유인할 만한 참신한 게임성이 없었다”라며 “블소2의 부진한 흥행을 감안해 2021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29.9%, 2022년은 32.8% 하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는 이유에 대해선 ▲페이투윈(Pay to Win) 수익 모델의 건재 ▲리니지 시리즈의 안정적인 일본·대만 매출 ▲리니지W, 아이온2 등 신작 조기 출시 가능성 ▲게임 그래픽·운영 능력과 우수한 개발 인력 풀 보유 등 크게 4가지 이유를 꼽았다.
김 연구원은 “페이투윈 수익 모델은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건재하다”며 “8월말 기준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1~5위 게임은 오딘, 리니지M, 리니지2M, 블레이드앤소울2, 제2의나라 등 모두 페이투윈 수익모델 게임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과 대만 등에서 리니지 시리즈가 안정적인 3분기 매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리니지W, 아이온2 등 대기 중인 기대 신작의 출시 일정이 빨라지고 과금 모델이 변화할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메타버스로 확장되고 있는 디지털 콘텐츠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보유했다는 점도 미래가 밝다”고 설명했다.
◇“목표주가, 주가 방향성···투자의견 ‘중립’도 사실상 ‘매도’”=전문가들은 증권사 목표주가는 주가 방향성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목표주가가 얼마로 제시되는지 보다는 목표주가 산출에 반영되는 예상 매출, 예상 영업이익 수치를 통해 해당 기업의 실적을 선행해 예상할 수 있다는 것. 투자의견 역시 ‘매도’ 의견이 거의 보기 힘든 만큼 하향 조정 자체로 중장기 방향성을 유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증권사 한 연구원은 “애널리스트는 PER, PBR 등을 기반으로 한 추정 기업 순이익에 해당 기업이 속하는 업종 특성을 반영해 적정수준의 목표주가를 산출한다”며 “목표주가 상향은 주로 실적 전망이 좋을 때, 업황 개선이 가시화될 때 등에 이뤄지며 하향은 그 반대의 경우”라고 설명했다.
투자의견에 대해선 “해당 종목의 중장기 주가 상승이 가능하다고 본다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한다”며 “국내 증권사에선 ‘매도’ 의견이 웬만하면 나오지 않는 만큼 ‘중립’으로의 하향 조정도 사실상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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