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 주관사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도 PT 참여컬리 관심 두던 KB증권까지 SSG닷컴 수임 경쟁 가세컬리·오아시스 일정 이상無···업계 “공모가 산정이 더 우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진행 중인 SSG닷컴 상장 주관사 선정 프레젠테이션(PT)에 국내 투자은행(IB)은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대신증권 등 6개 하우스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의 경우에는 이미 오아시스마켓의 상장 주관사 자리에 있음에도 참여를 결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오아시스마켓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SSG닷컴을 포기하지 못하면서 오아시스마켓 측에 사전 양해를 구했다. NH투자증권도 PT 준비에 앞서 미리 귀띔하고 오아시스마켓의 양해를 얻었다.
이들 하우스는 SSG닷컴과 오아시스마켓의 비즈니스 모델(BM)이 다소 차이가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오아시스마켓은 ‘신선식품’ 위주로 상품 구색으로 새벽배송에 주력하고 있어 가장 비슷한 카테고리의 경쟁자는 마켓컬리라는 것이다.
또 다른 하우스인 KB증권은 마켓컬리 주관사 선정에 관심을 보였지만, 마켓컬리는 KB증권 한 곳만으로는 상장 추진이 어렵다고 판단해 선정을 미뤘다. 앞서 마켓컬리는 지난 7월 대형 증권사들에 입찰 제안요청서를 내고 8월 상장 주관사를 선정할 예정이었다.
이 과정에서 오아시스마켓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포함하지 않았고 경쟁 딜 수임 의지가 있는 곳도 이해관계 상충 문제로 배제하겠다는 의사를 강조했다.
업계는 SSG닷컴이 마켓컬리와 오아시스마켓보다는 ‘종합 이커머스 플랫폼’ 쪽에 더욱 가까운 모델이라고 설명한다. 실제 SSG닷컴은 식료품에 특화한 직매입 중심(1P)에서 제3자 입점업체(3P) 체제로 확장을 진행 중이다. 3P 이커머스는 직매입보다는 마켓플레이스를 제공하고 향후 광고, 수수료 등으로 수익을 내는 모델이다.
SSG닷컴은 전체적인 규모만 놓고 봐도 마켓컬리나 오아시스보다는 쿠팡의 경쟁자라고 보는 것이 더 적합하다. SSG닷컴과 이마트가 최근 인수한 이베이코리아를 합친 거래액은 쿠팡의 거래액인 20조원 수준으로 어깨를 나란히 한다. 거래액이 1조원 정도로 추산되는 마켓컬리와는 체급 자체가 다르다.
업계 관계자는 “SSG닷컴의 기업가치는 10조원 수준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 마켓컬리나 오아시스마켓은 IPO 밸류가 1~2조원 수준”이라면서 “상장 주관을 맡으면 챙기게 될 수수료 차이가 큰 만큼 증권사들이 SSG닷컴 주관사 자리에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마켓컬리와 오아시스마켓 측은 SSG닷컴 상장 주관사 선정과 별개로 모두 계획된 상장 일정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자본시장의 투자 여력이 정해져 있는 만큼 SSG닷컴이 먼저 상장을 하게 될 경우 마켓컬리나 오아시스마켓이 원하는 수준의 공모가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상장 시기가 다른 업체보다 앞서야 그나마 희망 공모가를 받을 수 있어 자금조달에 유리하다. 게다가 높은 몸값을 받기 위해서는 주식 시장이 호황이고 플랫폼 기업의 가치가 크게 뛴 지금이 최적의 시기다.
업계 관계자는 “자본시장의 투자 여력은 정해져 있는데, SSG닷컴이 10조원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으면 다음 업체들은 기대하던 만큼 받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면서 “일정이야 문제가 없을 수 있겠지만, 투자재원은 한정돼 있고 시장이 올 초만큼 좋은 상황은 아니라 몸값에 대한 우려는 나올 수밖에 없다”이라고 말했다.
오아시스마켓은 이미 주관사 선정이 마무리됐고, 상장 주관사에 SSG닷컴의 상장 일정, 사업모델이 모두 다르다는 판단을 내린 상황인 만큼 피해는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마켓컬리도 주관사 선정에 있어서는 SSG닷컴 결과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겠으나, 내년 상반기 상장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지난 7월 2254억원의 시리즈F 투자를 유치한만큼 급하게 상장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도 아니다”라며 “조만간 지정감사인 선정이 마무리되고 주관사 선정 작업까지 돌입하면 계획한 대로 상장을 진행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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