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26일 이사회서 카디프손보 인수 의결국내 점유율 미미···2020년 순손실 117억원 기록자본잠식 심해져···모회사 유증에도 정상화 실패신한금융, 손보사 라인센스 위한 수단으로 매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고 카디프손보 인수 건을 의결했다. 카디프손보 대주주인 프랑스 BNP파리바그룹으로부터 92.54% 지분을 400억원대에 인수하는 주식매매 계약도 이미 체결됐다. 지난해 말 기준 카디프손보 지분은 BNP파리바그룹이 92.54%, 신한금융 계열사인 신한생명(현 신한라이프)이 7.46%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 주식매매 계약으로 카디프손보 지분 100%를 신한금융이 모두 소유하게 되는 셈이다.
카디프손보는 2014년 프랑스 BNP파리바그룹이 에르고다음다이렉트손해보험을 인수하면서 국내에 출범했다. 당시 BNP파리바그룹과 전략적 관계였던 신한금융지주도 신한생명을 통해 지분을 출자해 특수관계인 지위를 얻었다.
하지만 카디프손보의 국내 영업은 만성 적자에 자본잠식 상황에까지 놓이는 등 녹록치 않았다. 최근 5개년 카디프손보 감사보고서를 보면 지난 2016년에는 순손실 78억원 수준이었다가 2년 후인 2018년에는 127억원으로 적자폭이 늘었다. 2019년에는 145억원의 손실을 냈고 지난해는 순손실 117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자산총계는 2016년 392억원, 2017년 577억원, 2018년 489억원, 2019년 627억원, 2020년 864억원으로 점진적으로 우상향했다.
자본잠식 상황도 계속됐다. 자본잠식은 자본금이 자본총계보다 많아지는 상태를 말한다. 카디프손보의 자본금은 2016년 1065억원, 2017년 1352억원, 2018년 1452억원, 2019년 1552억원, 2020년 1812억원을 기록했다. 자본총계는 각각 227억원, 420억원, 293억원, 345억원, 484억원 수준으로 자본금을 한참 밑돌았다.
실적이 악화일로를 걷자 BNP파리바그룹은 카디프손보에 유상증자를 결정하는 등 돈을 쏟아부었지만 결과적으로 영업 정상화에 실패했다. 올해 1분기 기준 카디프손보 자본금은 1811억원, 유상증자(260억원 규모)로 자본이 늘어난 상태에서도 자본총계는 484억원에 그쳤다. 반면 누적 순손실은 1570억원까지 불었다.
이후 카디프손보는 지난 7월 자본잠식 탈피를 위한 무상감자도 단행했다. 장기 결손금을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카디프손보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기존 발행주식 3723만주에서 3149만주를 감자하고 발행주식을 575만주로 줄였다. 감자후 자본금이 1800억원에서 287억원으로 줄어 자본총계(484억원)보다 높아져 자본잠식을 탈피하고자 함이었다.
손보사의 대표적인 상품인 자동차보험도 손해율 100%를 이미 넘었다. 지난해까지 카디프손보의 보험료 수익은 총 228억6799만원 수준이다. 자동차보험은 손실을 기록하고 있으며, 일반보험 보험료(219억4780만원)가 총 보험료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장기보험은 보험료는 9억2024만원이다.
총 직원은 70여명으로 국내 손보사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작다. 그럼에도 신한금융이 카디프손보를 인수하는 데는 손해보험사 라이센스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부터 증권, 생명보험사까지 보유한 신한금융이 유일하게 보유하지 못했던 계열사가 손해보험사였다. 현재 금융당국은 국내 손해보험사 과잉으로 추가적인 종합손해보험 라이센스를 내주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이 오래전부터 인수하기 적당한 손보사를 물색한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었다.
보험사 관계자들은 신규 사업을 할 경우 규모가 작은 회사를 인수하는 게 지주자 입장에서도 유리하다고 입을 모은다. 게다가 신한금융은 신한생명(현 신한라이프)를 통해 이미 나머지 지분(7.46%)를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타 손보사보다 적은 투자로 라이센스를 얻을 수 있다. 향후 신한금융은 카디프손보를 디지털 특화 손해보험사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조만간 당국에 카디프손보 자회사 편입 승인을 신청할 방침이다.
한편, 앞서 신한금융은 지난 7월 계열사인 신한생명과 오랜지생명을 합병한 ‘신한라이프’를 출범시켰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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