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조만간 ‘내부등급법 승인’ 통보BIS비율 15%대로···출자여력도 2조원↑우리금융 “증권사 인수 최우선 과제로”내년 하나금융과 ‘3위 경쟁’ 불붙을 듯
무엇보다 우리금융이 오랜 숙제인 증권사 인수를 성사시키면 실적 기준으로 하나금융을 바짝 따라붙게 되는 만큼 3위 금융그룹 경쟁에도 불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7일 우리금융의 ‘내부등급법’ 관련 심사위원회를 열어 승인 방침을 결정했으며 이르면 이번주 회사 측에 심의 결과를 정식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은 지주사 전환 후 ‘표준등급법’을 적용해오다가 지난해 6월 가계·개인사업자 등에 한해 ‘내부등급법’을 활용하도록 부분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이 가운데 금감원 측 추가 승인이 떨어지면 우리금융은 내부등급법 적용 범위를 신용카드와 외감법인(대기업 등)까지 넓힘으로써 그룹의 새 리스크관리 체계를 완성하게 된다.
표준등급법과 내부등급법의 차이는 위험가중자산(RWA)을 평가하는 기준에 있다. 표준등급법은 금융회사 전체 평균치(감독당국 가이드라인)를, 내부등급법은 독자적으로 구축한 부도율(PD), 부도시손실률(LGD) 등을 활용한다.
금융회사 입장에선 내부등급법이 유리하다. 표준방법을 사용할 때보다 위험가중자산이 줄면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상승하고, 출자 여력 또한 커지는 효과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우리금융도 마찬가지다. 내부등급법을 도입하면 6월말 기준 13.75%인 BIS비율을 약 15%로 2%p 끌어올리는 동시에 2조원 가량의 출자 여력을 추가 확보하게 된다.
업계에선 우리금융이 내부등급법 승인을 계기로 대형 M&A에 신경을 기울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직 증권사와 보험사를 보유하지 않은 데다, 6월말 기준 이중레버리지비율(자본총계 대비 자회사 출자총액)도 101.33%으로 당국의 권고치인 130%를 크게 밑돌아 실탄(현재 6조원 수준)도 충분한 것으로 파악돼서다.
우리금융 역시 증권사 인수 의지를 드러낸 상태다.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담당 전무(CFO)는 지난달 25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으면 자본 규모가 2조원 정도 늘어난다”면서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라인업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증권사 인수와 벤처캐피탈, 부실채권(NPL) 전문회사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은행과도 가장 시너지가 많이 날 수 있는 게 증권사인데, 매물이 나오면 가장 먼저 인수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중형 증권사 정도는 무리 없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만일 우리금융이 계획대로 증권사를 인수하면 KB·신한·하나·우리 순으로 이어지는 금융그룹 서열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년에 걸쳐 조금씩 거리를 좁힌 우리금융이 비은행 부문을 발판삼아 3위 하나금융을 추월할 수 있다는 게 일각의 시선이다.
실제 우리금융은 증권사와 보험사 없이도 3분기까지 누적 2조198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하나금융(2조6815억원)을 약 4800억원 차이로 따라잡았다. 특히 하나금융투자의 순익이 4095억원에 달해 우리금융도 우량한 증권사만 손에 넣는다면 순위를 뒤집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와 관련 이성욱 전무는 “만약 대형 증권사가 매물로 나온다면 추가 자본 확충을 연계해야 하는 구조”라면서 “거래가 가능하도록 사전에 준비하겠다”고 언급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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