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가상화폐 과세유예’ 놓고 與와 기싸움이재명 측 `예산권 총리에 이양해야` 주장까지 나와홍남기 “기재부 해체론 억울해”...불편한 기색 드러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5일 국회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 나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측에서 언급되는 ‘기재부 해체 시나리오’와 관련해 서운함을 내비쳤다.
홍 부총리는 또 이날 “여러 가지 여건을 본다면 전 국민한테 드리는 방식보다는 맞춤형으로 필요한 계층과 대상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드리는 게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재난지원금을 추가로 주더라도 이전처럼 ‘선별 지급’하는 게 맞다는 주장을 고수한 것이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1일 전국민 재난지원금 문제와 관련, “충분히 대화하고 또 국민 여론이 형성되면 그에 따르는 게 국민주권 국가의 관료와 정치인이 할 일”이라면서 홍 부총리를 겨냥했다는 해석을 낳았다.
연말 예산정국을 앞두고 당정 간 충돌이 재점화되고 있다. 특히 이재명 후보와 홍 부총리간에 대립각이 날카롭다.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둘러싼 당정이 연일 충돌하는 가운데, 여당은 가상자산 과세를 놓고도 기재부를 정조준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 여당 간사를 맡은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2일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이미 당 가상자산TF와 대정부질의, 국정감사를 통해 수 차례 제대로 준비되지 않고, 사회적 합의 없는 과세추진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며 “기재부와 국세청은 여전히 한번 세운 원칙만을 고수한다는 입장이다. 원칙이 아니라 고집이고 아집이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지난 5월 “주식 양도차익 과세를 시작하는 2023년과 시기를 맞출 필요가 있다”고 과세 1년 연기를 제안한 바 있다. 과세 유예를 주장하는 것은 야당도 마찬가지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기재위 국감에서 가상자산 과세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다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그러나 기재부는 계획대로 내년부터 가상자산 과세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홍 부총리는 지난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내년 가상자산 소득에 과세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과세까지 두 달여 정도 남기고 정치권에서는 유예 주장 목소리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여당에서는 이 후보의 공약으로 가상자산 과세 유예를 내세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급기야 이 후보 측에서는 ‘기재부 해체 시나리오’까지 흘러 나오고 있다.
이 후보 측에서 최근 예산권을 총리실에 이양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후보는 그 동안 기재부에 대한 반감을 자주 드러냈다. 홍 부총리를 겨냥해 “기재부의 나라냐”며 쏘아붙인 적도 있다. 이 후보가 집권하게 되면 기재부 조직을 뿔뿔이 분리하는 정부조직 개편안을 검토 중이라는 후문도 전해진다.
기재부는 대선을 앞두고 연일 또 ‘동네북’으로 전락한 모양새다. 기재부는 문재인 정부 들어 정치권에 빈번히 뜻을 굽히며, 홍 부총리는 ‘홍두사미’라는 오명까지 얻었다. 기재부 내에서는 이번에도 정치권의 압력대로 흘러갈 것이라는 분위기가 사실상 지배적이다.
김부겸 총리가 최근 난감한 기재부를 감싸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 총리는 3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에 대해 “당장 재정은 여력이 없다”며 “막 주머니 뒤지면 돈이 나오는 상황은 아니지 않나”라며 비판적 의견을 전했다.
김 총리는 “재정 당국이 늘 국민들한테 미움을 받고 있다. 재정 당국의 입장에서는 쓸 수 있는 돈이, 쓸 수 있는 재원이라는 게 뻔하다”며 “이 주머니, 저 주머니 막 뒤지면 돈이 나오는 그런 상황은 아니지 않나”고 덧붙였다.
한편 전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 추진 문제를 놓고 당정이 갈등이 격화되자 청와대가 진화에 나섰다. 전국민 재난지원금에 반대한다 뉘앙스를 비친 김 총리의 발언과 관련해 청와대 박수현 국민소통 수석은 4일 “총리가 원천적인 반대를 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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