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정기인사에서 대표 승진 여부 주목내년 초 공백 생긴 이사회 합류 가능성올해 지분 1.82% 끌어모으며 승계 준비
재계에서는 지난 1일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이 자진 사임하며 아들인 최 사업총괄의 경영 승계가 빨라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 사업총괄은 SK 3세 중 가장 먼저 임원 자리에 올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자녀 3명은 SK바이오팜, SK하이닉스, SK E&S에 각각 입사했으나 아직 임원에 오른 인물은 없다.
1981년생인 최 사업총괄은 2009년 SKC 전략기획실에 입사하며 일찌감치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이후 SKC 회장실 임원, SK㈜ 사업지원담당, BM혁신실 임원 등을 거쳐 2019년 SK네트웍스 전략기획실장으로 이동했다.
SKC에 이어 SK네트웍스에서도 아버지인 최신원 전 회장과 손발을 맞추는 동시에 최 사업총괄은 지분 매입에도 공을 들였다. 최 사업총괄은 올해에만 SK네트웍스 주식 451만6298주를 사들여 지분을 기존 0%에서 1.82%까지 늘렸다. 이는 39.14%를 보유한 최대주주 SK㈜와 국민연금공단(7.38%)에 이어 3번째로 많은 지분율이다.
반대로 같은 기간 최 사업총괄이 보유한 SK㈜의 경우 지분율이 0.74%에서 0.61%로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최 사업총괄이 연말 승진을 통해 대표이사에 오르거나 내년 초 이사회에 합류할 수 있을지 주목한다.
SK네트웍스는 최 전 회장이 사임하며 기존 최신원·박상규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서 박상규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됐다.
최 전 회장은 2009년부터 2020년까지 개인 골프장 사업 추진 등의 명목으로 약 2235억원 가량을 횡령·배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올해 2월 구속됐던 최 전 회장은 지난 9월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 뒤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 전 회장이 재판에 좀 더 집중하면서 회사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당시 SK네트웍스 측은 “SK네트웍스는 현재와 같이 이사회와 사장을 중심으로 회사의 안정적인 경영과 미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최선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 사업총괄이 최 전 회장의 뒤를 이어 대표이사 자리에 오를 경우 박 대표와 오너가가 각자 대표이사를 맡는 기존 체제를 이어가게 된다.
현재 최 사업총괄이 맡고 있는 ‘사업총괄’은 지난해 12월 신설된 직함으로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 자회사와 시너지 창출, 투자관리 및 인수합병 업무 등을 관장한다.
실제로 현재 최 사업총괄은 SK네트웍스 이사회에는 참여 중이지 않지만 2019년부터 SK매직, 2020년부터 SK렌터카 이사회에 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 중이다. SK렌터카의 경우 올해 이사회 내 신설된 ESG위원회 구성원에도 포함됐다.
내년부터는 SK네트웍스 이사회 합류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SK네트웍스 이사회는 사내이사 3인, 기타비상무이사, 사외이사 5인 등 총 9인으로 구성돼있다. 현재 최 전 회장이 사임하며 사내이사가 2인으로 줄어든 상황으로 내년 초 이 자리를 최 사업총괄이 채울 가능성이 높다.
한편 SK네트웍스가 그동안 렌털사업 위주로 사업재편을 진행한 만큼 향후 ‘사업형 투자회사’ 체제에서 최 사업총괄이 어떻게 이를 발전시켜 나갈지도 숙제로 남았다.
특히 최근 SK네트웍스는 매트리스 제조업체 지누스 지분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향후 SK네트웍스가 지누스 인수에 성공한다면 기존 렌털 사업을 매트리스, 가구 등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향후 인사와 관련해서는 현재 결정된 바 없다”며 “대형 투자건의 경우 최 사업총괄이 무관하다고 볼 순 없지만 주요 의사결정은 신성장추진본부와 이사회에서 주도적으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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