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美실리콘밸리에 벤처캐피탈 설립···이동걸 “韓벤처 구심점 될 것”

직접·펀드출자 수행하는 현지법인 형태로 설립

이달 9500만달러 증자로 1억달러 자본금 확보

현지서 네트워크 구축해 스타트업 美진출 조력

사진=산업은행 제공

산업은행이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조력하고자 미국에 벤처캐피탈(VC) 자회사 ‘KDB실리콘밸리’를 오픈했다.

17일 산업은행은 KDB실리콘밸리가 지난 16일 정식으로 문을 열고 벤처투자 업무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KDB실리콘밸리는 현지에서 직접투자와 펀드출자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현지법인 형태로 꾸려졌다.

이 회사는 전세계 혁신의 성지인 실리콘밸리 생태계 안에서 현지 스타트업, 투자자와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국계 창업기업의 위상 강화를 위해 적극 노력할 계획이다. 현지에서 활동 중인 한국계 엔지니어, 벤처캐피탈, 대기업, 유관기관과도 활발한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이를 위해 KDB실리콘밸리는 지난 5월 자본금 500만 달러로 설립돼 개설준비 과정을 거쳤고, 이달말 9500만달러의 증자를 실시해 총 1억달러의 자본금을 갖춘다. 또 현지 시장조사를 통한 잠재 투자처 발굴과 투자 시스템 정비 등을 마친 후 연말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주요 직접투자 대상은 현지에서 한국계 창업자가 설립한 스타트업이며, 미국으로 진출하는 국내 스타트업 또한 해당된다. 국내 대기업과 오픈이노베이션을 위해 협력하거나, 한국에 사무소를 열고 개발인력을 채용하는 등 역으로 한국에 진출하는 미국 스타트업도 지원한다.

산업은행 측은 “KDB실리콘밸리가 당분간 대규모 투자보다 창업 초기와 시리즈 A단계 투자에 집중할 것”이라며 “추후 이들에 대한 후속투자 또는 후기단계 스타트업에 대한 스케일업 투자는 산업은행 본점과 유기적 협력을 통해 그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KDB실리콘밸리는 현지 벤처펀드 앞 출자자(LP)로 참여하는 간접투자 업무도 병행한다. 이를 통해 현지 VC와의 네트워크와 딜소싱 채널 확보, 한국계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 환기 등을 추진하고 미국 대형 VC 등과의 공동투자로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정부 지원정책과 VC펀드 출자금 증가에 힘입어 국내 스타트업의 창업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 유니콘 기업 또한 속속 등장하는 모습이다.

아울러 실리콘밸리 현지에서도 한국계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샌드버드(Sendbird), 몰로코(Moloco) 등 한국계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고, 현지 한국계 창업기업 역시 대규모 투자유치에 성공하면서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개소식에서 “앞으로 KDB실리콘밸리는 미국 현지의 창업가, 엔지니어, 투자자 등을 아우르는 한국계 벤처 커뮤니티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며 “국내 벤처·스타트업이 글로벌 K-유니콘으로 성장하도록 해외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