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주총 앞두고 '이사회 역량 구성표' 공개리더십·재무회계·M&A·ESG·법률 등 측정 대상SK "이사회 측정은 주주와 소통 강화 일환"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그룹 지주회사인 SK㈜는 이달 29일 제31차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이사회 역량 구성표(Board Skills Matrix, 이하 BSM)'를 공개했다. SK는 "주주의 이사회 구성에 대한 이해 증대를 위해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이사의 역량 등 정보를 담은 BSM를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SK그룹이 기업경영 관련 이사회 역량 평가 결과를 외부에 공개한 첫 사례다. 이와 관련해 SK 관계자는 "외부에서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이사회 평가가 아닌 측정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BSM은 이사회 역량뿐 아니라 인종과 성별 등 다양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해외에선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기업이 활용하고 있으나 국내에선 오너 중심의 경영이 일반화돼 SK가 먼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K의 BSM에는 사내·사외이사 9명의 각 부문 경험(전문성)을 이사회 인원수로 표기해 주주들의 이해를 돕도록 했다. 주요 항목으로는 ▲리더십 ▲재무·회계 및 리스크 ▲인수합병(M&A)·자본시장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핵심 산업 ▲법률·공공정책 ▲국제관계 등 다양하다.
리더십을 뜻하는 대규모 조직 운영을 위한 전문성 보유 항목과 환경 및 사회 관련 리스크에 관한 전문성 보유 ESG 항목에는 이사회 9명 전원이 전문성을 갖춘 것으로 측정됐다.
회사 경영 및 감독을 위한 재무·회계에 관한 전문성 보유 항목과 M&A 등 회사의 투자 활동에 대한 전문성 보유 항목은 전체 9명 중 7명으로 표기됐다. 2명은 이 부문에서 경험이 낮다고 주주와 소통한 것이다.
SK는 또 첨단소재·바이오·그린·디지털 등 핵심 산업 보유 항목에 이사진 6명을 올려놨다. SK는 지난해 3월 ESG 중심 4대 핵심 사업을 선정하며 2025년까지 시가총액 140조원의 '전문가치투자자'로 성장하겠다는 비전을 주주들과 공유했었다.
가장 낮은 항목은 법률·공공정책으로 이사진 2명만 표기됐다. 회사 경영에 따른 법적 리스크 분석 및 대응에 관한 전문성 또는 법규 및 공공정책에 관한 이사진의 전문성이 다른 항목 대비 낮다고 본 것이다.
이사회 성비는 여성 11%, 평균 연령은 59.5세로 나타났다. 현재 SK㈜ 이사회는 회사 등기임원으로 최태원 회장과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장동한 대표이사 부회장, 박성하 대표이사 사장 등 4명이 참여하고 있다. 사외이사진에는 장용석 연세대 교수, 이찬근 전 국민은행 부행장,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 김병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김선희 매일유업 사장 등이 참여한다.
이달 주총에서는 최태원 회장 재선임 안건을 비롯해 3년 임기를 마치는 염재호·김병호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에 상정됐다.
이와 별도로 SK는 지난해 12월 ▲이사회 중심 책임경쟁 ▲주주의 권리 ▲내부·외부 감사 등을 담은 SK 지배구조헌장을 이해관계자들에게 공개했다. 기업지배구조헌장은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친화 경영을 추구하기 위한 것으로, SK는 4년 전 거버넌스 혁신을 위해 제정했다.
SK는 지배구조헌장에서 "비즈니스 파트너와 함께 공정하고 경쟁력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고, 이에 기반한 선순환적 협력을 통해 상호 발전을 이끌어 나가며, 주주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기업가치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명시했다. 그러면서 "사회에서 필요한 환경보호, 고용창출, 삶의 질 제고, 지역사회 기여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 사회와 더불어 성장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SK는 지난해 10월 최 회장이 최고경영자(CEO) 후보 추천 등 선임 단계부터 평가·보상까지 이사회가 관여하고, CEO 평가·보상은 각 계열사 이사회가 결정하는 내용을 담은 '이사회 중심 경영'을 선언했다. 이후 지배구조헌장 개정, BSM 공개 등은 투명한 이사회 운영을 위한 실행계획에 해당한다.
SK 관계자는 "(BSM) 경험치가 낮은 항목에 대해 신규 이사를 선임할 때 반드시 점수를 높이려고 만든 것은 아니다"면서 "이사회 운영 과정에서 주주와 소통하는 목적이 크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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