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건축부에 입사한 31년 전통 '중흥맨'정창선 회장 子 정원주 부회장 오른팔이기도중흥토건 재건축·재개발 수주 성과로 승진대우 인수 발판으로 수도권 진출 목표 잡아대우에 '중흥 DNA' 심는 가교 역할 할수도
업계에서는 대우건설 인수로 중흥그룹의 승계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보고 있기도 하다. 대우건설이 이번 인수전을 주도한 중흥토건 품에 안길 가능성이 높아지면서인데, 그도 그럴것이 중흥토건은 정창선 중흥건설 회장의 장남인 정원주 부회장(지분율 100%)이 이끄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정원주 부회장은 2세 승계의 일환으로 오랜 기간 중흥토건에 공을 들여온 인물이다. 중흥그룹은 중흥토건을 필두로 대우건설을 인수(지분율 80%)했는데 이로 인해 정원주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이 중흥그룹과 '한 가족'이 되면서 '중흥색 입히기'에 본격화 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정원주 부회장의 '오른팔'이라고 볼 수 있는 이경호 중흥토건 대표이사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가 대우건설에 '중흥 DNA' 심는 중추적인 역할을 할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경호 대표는 중흥토건에서 오랜 경력을 쌓아온 내부 인사다. 1992년 중흥토건 건축부에 입사해 건설 현장을 중심으로 근무해 온 그는 31년 전통 '중흥맨'이다. 전형적인 진골 출신으로 현재 정 부회장의 신뢰를 한 몸에 받는 인물인 만큼 대우건설에 '중흥색 입히기'에 전력을 다할 전망이다.
이미 중흥그룹은 기다렸다는 듯이 연초부터 대우건설에 '중흥색 입히기'에 조금씩 시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표이사를 대우건설 출신으로 내세우며 겉으로 보기엔 중흥그룹이 이야기하던 독자 경영 방침이 지켜진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속내가 다른 구석이 적잖에 눈에 띈다. 실제 최근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의 친손자인 정정길 씨를 대우건설 전략기획팀 부장 직책으로 앉히면서 한 차례 구설에 올리기도 했다. 1998년생인 정정길 부장은 올해 24세로 정창선 회장의 장남인 정원주 중흥토건 부회장의 아들이다. 작년 중흥건설 대리로 입사한지 1년도 안돼, 대우건설 주요보직인 전략기획팀 부장으로 승진한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정창선 회장의 외손주, 즉 딸 정향미 씨의 두 아들도 대우건설 사원으로 입사했다. 이 같은 인사를 두고 오너 3세에 대한 본격적인 경영수업의 일환이란 해석이 나온다.
다만 아무리 오너 일가라도 주요 보직인 전략기획팀에 20대 부장을 앉히는 것은 납득이 안된다는 불만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이렇다보니 대우건설의 독자경영 체제를 중시하겠다던 중흥그룹 당초 약속이 훼손됐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대우건설에 중흥 출신의 인사 포진은 당분간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오너 기업인 만큼 다른 방식으로 중흥 색 입히기에 어떻게든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와중에 오너 일가가 아니면서 중흥그룹의 핵심 인물이자 이번 인수로 지배력이 강화된 중흥토건의 수장인 이경호 대표가 대우건설과 중흥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경호 대표의 과제는 한 가지가 더 있다. 대우건설 인수를 발판 삼아 수도권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것이다. 그는 이미 중흥토건의 재건축·재개발 수주 성과로 승진한 인물이다. 중흥토건은 지난 2020년 전체 건설사 중 도시정비사업 실적 7위에 올라 대형 건설사를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한 바 있었는데 이경호 대표가 정비사업에 전두지휘한 덕분이다. 당시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으로는 1조3550억원으로 전체 9개 건설사 뿐인 도시정비사업 수주 1조 클럽에도 속했다.
이제 증흥토건은 수도권 도시정비사업 진출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해당 실적으로는 2020년 서울 길훈아파트 재건축, 봉천2구역 재개발을 수주했고 이를 발판 삼아 소규모재건축사업을 위주로 수주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실제 중흥토건은 2021년 10월 경북 구미 송정도 벨라아파트 재건축(249세대), 인천 계양구 효성동 상록삼익세림 재건축(191세대), 경기 부천 원종동 일대 가로주택정비사업(322세대)를 수주했다. 2021년에는 7200억원 규모의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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