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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경영 효성 조현준·현상 형제 이사겸직을 바라보는 두 시선

ESG경영 투명경영

효성 조현준·현상 형제 이사겸직을 바라보는 두 시선

등록 2022.03.17 13:31

수정 2023.09.07 10:11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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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티앤씨·효성첨단소재, 사내이사 선임건 올려2018년 지주사 전환 후, 그룹 주력 계열사 합류총수 일가 이사 선임에 특혜성 보수 문제 불거져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효성그룹 오너3세인 조현준 회장과 조현준 부회장 형제가 주력 계열사인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 등기임원으로 각각 합류한다. 재계 안팎에서는 두 형제가 현 시점에서 갑작스럽게 이사회 진입에 나선 배경에 의문을 품고는 있다. 반면 사측에선 이와 관련 실적 개선과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책임경영 차원이라고 선을 그었다.

17일 재계 등에 따르면 효성첨단소재가 이날 오전 9시 개최한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현상 부회장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안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효성첨단소재 사내이사는 조 부회장과 이건종 대표이사 부사장, 김승한 전무 3인으로 새롭게 구성됐다.

같은날 오후 2시에는 효성티앤씨의 정기 주총이 열리는데, 조현준 회장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안이 상정돼 있다. ㈜효성과 조 회장, 조석래 명예회장 등 오너가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44%에 달하는 만큼 가결에 무게가 실린다.

조 회장과 조 부회장은 18일 열리는 지주사 ㈜효성 정기 주총에서도 사내이사 재선임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조 회장은 현재까지 2년 임기의 사내이사를 11회 연임했고, 조 부회장 역시 3회 연임해 왔다. 올해 주총에서 재선임된다면 각각 연임 횟수는 12회, 4회가 된다. 오너가 우호 지분율이 55%가 넘기 때문에 부결될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하다.

이에 따라 상장사 기준 조 회장은 ㈜효성과 효성티앤씨 사내이사를, 조 부회장은 ㈜효성과 효성첨단소재 사내이사를 맡게 된다.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는 두 형제의 선임 배경에 대해 책임경영의 일환이라고 강조한다. 두 회사는 '뛰어난 경영능력을 바탕으로 향후 회사의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할 것'이라는 공통된 이유를 들었다.

시장 반응은 싸늘하다. 효성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며 내세운 명분은 '독립경영을 통한 사업별 전문성 강화'다. 두 형제의 사내이사 선임은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효성그룹이 단일회사 '효성'이던 2017년 당시 7개에 달하는 이종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춘 탓에 경영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컸다. 불투명한 지배구조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았다. 결국 효성은 2018년 6월 ㈜효성을 출범시켰고, 사업회사를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4개사로 쪼갰다.

분할 이후 오너가는 약 4년간 사업회사들의 경영에 개입하지 않았다. 각 계열사별 독립경영을 지원하기 위해 미등기임원도 맡지 않았다.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했고, 지난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평가한 지배구조 등급도 4개사 모두 'A'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조 회장 형제의 이번 선임으로 지배구조 등급에 변동이 발생할 수 있다.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가 조 회장과 조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에 반대표를 던지라고 권유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좋은기업지배연구소는 "조 회장은 ㈜효성 대표이사 회장이며 에프엠케이, 효성투자개발의 사내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또 반복된 불법행위로 이사의 선관주의의무 위반 및 기업가치 훼손 이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 부회장에 대해서도 "과도한 겸직으로 이사의 충실의무를 저해할 우려가 있고, 과거 불법행위와 일감몰아주기의 수혜자"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두 형제가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를 특정해 사내이사에 오른 '진짜 이유'에 주목한다. 이들 회사는 지난해 호실적을 달성하며 그룹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 효성티앤씨는 단일회사로 유일하게 영업이익과 순이익 1조원 이상을 기록했고, 효성첨단소재 역시 사상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두 계열사는 역대급 실적에 힘입어 초고배당을 결정했다. 효성티앤씨는 전년 주당 5000원이던 배당규모를 10배 늘려 5만원, 총 2158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효성첨단소재는 무배당 기조를 버리고 주당 1만원, 총 447억원을 준다.

이를 두고 조 회장 형제가 승승장구하는 계열사의 성장세에 편승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당분간 호실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영성과를 쌓기에 최적이라는 판단이다. 또 사내이사로 일하며 높은 보수도 챙겨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재계에서는 조 회장 취임 후 효성이 지속적으로 성장해오며 경영능력을 입증한 만큼 이번 사내이사로 신규선임되면 그룹 핵심 사업에 더욱 힘이 실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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