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카젬 사장 출국금지 조치 해제새 후임 인사 착수...GM 경영진 한국행 거부 확산노사 갈등· 리걸리스크 여파...수장 인사 난항 예상
25일 업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24일 카허카젬 한국GM 사장에게 출국 정지 해제 사실을 통보했다.
검찰은 앞선 3일 카젬 사장이 근로자 불법 파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는 이유로 그의 출국을 정시시켰다. 전날 미국GM 본사가 카젬 사장을 중국 SAIC-GM총괄 부사장으로 발령을 내자 바로 그의 출국을 막아버린 것이다. 이는 카젬 사장에 대한 검찰의 3번째 출국 정지 조치였다.
현재 카젬 사장은 2017년 9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한국GM 인천 부평·경남 창원·전북 군산공장에서 허가 받지 않은 24개 협력업체로부터 근로자 1719명에 대한 불법 파견을 받은 혐의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2019년 검찰수사가 시작되면서 1차 출국 정지 조치가 내려졌고, 기간은 1년 4개월에 달했다.
당시 카젬 사장은 "장기간 출국 정지는 지나치다"며 행정소송을 내 지난해 4월 이겼다. 그러나 검찰은 불과 한 달만인 그해 5월 다시 출국 정지 조취를 취했다. 이에 카젬 사장은 출국정지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출국정지 처분이 이미 해제돼 소송의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 판결했다.
최근 카젬 사장은 검찰의 3번째 출국 정지 조치 직후 서울행정법원에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출국 정지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출금 정지 조치가 해제되면서 법원에 대한 소송 제기는 철회할 것으로 보인다.
카젬 사장의 출국 정지가 풀리면서 업계의 관심은 한국GM의 후임 인사에 쏠리고 있다. 카젬 사장이 한국을 떠나는 게 확실해진 상황에서 적어도 그의 임기 완료 시점인 5월 안에는 새 수장을 내정해야 인수인계 등이 가능하다.
하지만 미국GM은 한국GM 인사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회사 내부적으로는 이번 카젬 사장의 출국 정지 조치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GM 경영진 사이에선 오래 전부터 한국행을 거부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임금 협상을 두고 매년 노조와 분쟁을 벌어야 하는 데다 철수설이 불거질 때마다 지역 사회와의 갈등과 반발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임기 3년의 카젬 사장이 지난 2020년 연임한 이유 중에는 한국행을 원하는 후임자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후문도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출국정지라는 '리걸(legal)리스크'가 추가되면서 GM 경영진들의 한국행을 더 꺼리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이같은 기조가 지속되면 단순히 한국GM의 인사 문제를 넘어 향후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GM의 2인자로 불리는 스티브 키퍼 GM 사장은 지난해 11월 한국을 방문하면서 "파견직 활용이 처벌 대상이 되고, 대표가 기소되는 이런 상황에선 한국GM에 대한 전기차 투자가 어렵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GM 내부적으로 한국의 형사처벌 리스크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카젬 사장의 사례처럼 형사 기소로 출국 정지까지 당하는 상황이라면 미국 본사에서도 한국 법인에 인사를 내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형사처벌 리스크는 현재 시행 중인 중대재해처벌법 리스크와 맞물려 한국 시장에 대한 외국 기업들의 투자 의지를 꺾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승연 기자 lsy@
뉴스웨이 이승연 기자
lsy@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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