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MG손보 매각 막 오르지만 유력 인수 후보 우리금융은 '시큰둥' '기업가치 3조' 롯데카드 높은 몸값MG손보 건전성 악화에 고심하는듯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롯데카드와 MG손보 인수 검토를 중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내부적으로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지금으로서는 인수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게 회사 측 전언이다.
그간 업계에선 이변이 없는 한 우리금융이 롯데카드와 MG손보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금융 측이 비은행 사업 육성을 천명한 데다, 두 금융사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가 회사를 인수할 당시 은행을 앞세워 지원사격에 나섰던 만큼 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먼저 우리은행은 2020년 JC파트너스가 MG손보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200억원을 출자하고 1000억원의 인수금융 차환을 조력했다. JC파트너스가 투자한 2000억원 중 1200억원을 책임진 셈이다. 이후 우리은행은 1000억원 규모로 이뤄진 MG손보 유상증자에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을 통해 롯데카드 지분 20% 보유하고 있다. 2019년 MBK파트너스가 롯데그룹으로부터 롯데카드 지분 80%를 사들일 때 자금을 투입해 힘을 보탰고, 이를 60%와 20%로 나눠가졌다. 아울러 우리은행이 5년 만기로 인수금융을 주선한 만큼 3년 뒤엔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업계에선 우리금융이 MBK파트너스 측 지분 60%를 사들여 롯데카드를 손에 넣고 우리카드와 합병하지 않겠냐는 관측까지 흘러나왔다.
그럼에도 우리금융이 적극적이지 않은 데는 그만한 비용을 들여야 할 정도로 두 회사의 매력도가 크지 않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먼저 롯데카드는 높은 가격이 부담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체질 개선에 성공한 영향에 몸값도 크게 치솟아서다.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의 전체 기업가치(지분 100% 기준)를 3조원 이상으로 평가받길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유 지분 60%를 적어도 1조8000억원에 팔겠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는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인수를 위해 지불한 것보다 월등히 많은 금액이다. 2019년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은 롯데카드 지분 80%를 총 1조3810억원에 사들인 바 있다. 그 중 MBK파트너스가 약 1조원을 들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금융으로서는 2년 전의 두 배에 가까운 값을 치르고 롯데카드를 인수하는 셈이 된다. 여기에 우리금융은 롯데카드를 완전자회사로 만들기 위해 장기적으로는 롯데쇼핑이 들고 있는 지분 20%의 인수도 고려해야 하는 실정이다.
MG손보의 경우 금융당국으로부터 부실금융기관에 지정될 정도로 열악해진 재무건전성이 걸림돌로 여겨지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회사를 인수하더라도 정상 기업으로 되돌려놓기 위해 다시 상당한 비용을 쏟아야 하는 탓이다.
특히 MG손보는 지급여력(RBC)비율이 2021년말 88.3%까지 추락했다. RBC비율은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이를 적기에 지급할 수 있느냐를 평가하는 수치다.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처럼 보험회사의 건전성 지표로 활용된다. 보험업법에선 RBC 비율이 100% 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하며, 금융당국은 이를 150% 이상 유지할 것을 권고한다. 작년말 기준으로 이 지표가 100%를 밑돈 보험사는 MG손보가 유일하다.
따라서 일각에선 우리금융이 롯데카드와 MG손보 인수전에 참여하기까진 상당한 고민이 뒤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덧붙여 우리금융은 현재 증권사 인수에 공을 들이고 있다. 통상 금융그룹에서 은행 다음으로 이익을 많이 남기는 계열사일 뿐 아니라, 은행과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이에 우리금융은 중·대형 증권사 인수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후보가 나타나지 않으면 소형 증권사를 인수해 우리종합금융과 합병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드사나 보험사 인수는 후순위로 미뤄둔 상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롯데카드·MG손보 인수와 관련해선 아직까지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비은행 부문 육성을 위해 무작정 회사를 인수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일축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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