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앤컴퍼니그룹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 후계자 지목 2020년 이후 출석률 급격히 증가세대 교체 이후에도 책임 경영 하겠다는 의지
한국타이어 지주사 한국앤컴퍼니가 최근 공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조현범 회장의 지난해 이사회 참석률은 90.9%다. 한국앤컴퍼니는 지난해 총 11번의 이사회를 개최했는데 조 회장은 10월 이사회를 제외하고 모두 출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에 오른 올해는 6번의 이사회를 모두 참석하며 현재까지 출석률 100%를 달성 중이다.
한국앤컴퍼니 첫 사내이사에 선임된 2019년만 해도 조 회장의 이사회 출석률은 40%에 불과했다. 그러다 그룹 내 입지가 부쩍 커진 2020년부터 참석 횟수를 늘려 그 해 이사회 출석률 66.7%까지 끌어올리더니 이듬해에는 90%대를 넘겼다. 3년 새 이사회 출석률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소속된 위원회별로 보면 경영위원회 경우 3년 연속 출석률 100%를 기록하고 있으며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도 개최되지 않았던 2020년을 제외하고 매년 2019년, 2021년 모두 출석률 100%를 찍었다.
조 회장의 이러한 모습은 핵심 계열사 한국타이어에서도 포착된다. 2019년 조 회장의 이사회 출석률은 38.9%에 불과했다. 이전까지 거의 100%에 달하는 참석률을 보일 만큼 '이사회 모범생'이었지만, 그 해 출석률이 부쩍 낮았다. 하지만 경영 승계가 가시화 된 2020년부터 다시 출석률이 늘더니 지난해에는 100%를 달성했다. 올해는 총 4번에 걸친 정기 이사회 중 5월을 제외하고 모두 참석했다. 후계자로 지목된 만큼 책임 경영을 다 하겠다는 조 회장의 강한 의지로 비쳐진다.
재계에선 한때 오너 일가들이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도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아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총수를 비롯한 오너 일가의 이사회 참여는 회사의 주요의 경영 사안을 결정하는 권한을 갖는 동시에 이에 따른 민형사상 법적 책임도 지겠다는 의미여서 직원과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받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몇몇 오너들은 막강한 권한과 막대한 연봉을 누리면서도 이사회 참석을 등한시 하는 등 사내이사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 하지 않았다.
결국 금융당국은 지난 2019년 칼을 빼들었고, 사외이사 뿐만 아니라 사내이사의 이사회 출석 및 안건 찬반 여부도 사업보고서에 기재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국민연금도 이사 후보의 직전 임기 이사회 출석률이 75% 미만일 경우 사내이사 선임을 반대할 수 있다는 내용을 의결권 행사 기준에 추가했다.
다만 한국타이어 일가는 이러한 비난에서 일찍부터 자유로운 편이었다. 아버지 조양래 회장부터 이사회 참석 수가 비교적 높았기 때문이다. 조 명예 회장은 여든의 고령에 나이에도 87.5%에 달하는 이사회 출석률을 꾸준히 유지해 왔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 직전인 2018년에만 14.3%로 줄어들었을 뿐이다. 조현범 회장이 총수에 오른 후에도 이사회의 높은 출석률을 기록하는 데는 아버지 영향이 컸을 거란 분석이다.
조현범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형 조현식 전 부 회장도 높은 출석률을 자랑한다. 동생 조현범 회장이 한국앤컴퍼니 사내이사에 선임되기 전까지 100%를 자랑하다 경영권 분쟁의 패색이 짙던 2020년을 기점으로 출석률이 조금씩 줄었다. 그럼에도 90%대로 여전히 높은 편이다. 오너 일가의 이같은 행보는 금감원과 국민연금의 조치 이전부터 이어져 왔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의 이사회 참석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책임 경영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말해준다"며 "조 회장의 높은 출석률은 세대 교체 이후에도 책임 경영을 다하겠다는 의미여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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