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15개 핵심지표 중 7개 이행전년 대비 1개 증가...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부문조현범 경영 기조, 투명성 강화· 지배구조 개선 방점
한국타이어그룹이 최근 공시한 지주사 한국앤컴퍼니 2021년도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15개 핵심지표 중 7개를 준수하며, 전년(6개)대비 1개를 더 충족시켰다. 모두 지난해와 동일한 가운데 개선된 항목은 이사회 부문의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다.
한국앤컴퍼니는 지난해까지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하지 않았다. 지난해 주주총회 및 정기 이사회에서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하도록 규정을 개정했지만, 이사회 결의에서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되면서 조현범 당시 사장이 이사회 의장을 겸임했다.
그러나 올해부턴 분리, 사외이사에 선임된 박재완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이사회 결의를 통해 이사회 의장으로 올랐다. 한국타이어그룹 역사상 대표이사가 아닌 이사가 이사회 의장에 오른 건 처음있는 일이다. 재무 전문가로 잘 알려진 박재완 의장은 올해 3월까지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을 맡았은 인물로, 앞서 기획재정부장관, 고용노동부장관 및 국정기획수석비서관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는 기업의 경영 투명성과 독립성을 평가하는 척도다. 국내 대표 ESG(환경·사회·지배구조)평가 기관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모범규준을 통해 대규모 공개기업의 경우 이사회를 대표하는 이사회 의장은 경영진을 대표하는 대표이사와 분리해 선임하거나, 그렇지 않을 경우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 사외이사를 두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 경우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를 통해 상호간의 견제와 균형을 통해 기업 경영 효과를 높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설명이다. 또한 이사회에 의한 경영진 감독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앤컴퍼니의 이같은 변화는 조현범 회장 단독 경영 이후 이뤄진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부친 조양래 회장 시절만 해도 한국앤컴퍼니는 오너 일가가 70% 이상의 지분을 쥐고 이사회를 장악해 독립경영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사회 내 그룹 재무와 경영을 담당하는 경영위원회조차 지난해 초까지 장남 조현식 당시 부회장과 차남 조현범 사장만 소속됐다. 더욱이 두 사람은 지난 2020년 횡령 혐의 등으로 재판을 실형을 받는 전례가 있어 오너 일가가 준법경영 이행 측면에서 부실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런 상황에서 이번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결정은 올해 초 총수에 오른 조 회장이 그룹 지배구조 개선에 상당한 의지를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조 회장은 경영 승계가 확정된 2020년부터 회사 내부적으로 지배구조 개선 작업 등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조 회장은 지난 2020년 조양래 명예회장으로부터 일찍이 후계자로 낙점됐지만, 형인 조현식 전 부회장과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 등과 경영권 분쟁을 겪게 되면서 온전한 경영 승계가 늦어졌다. 그러다 지난 5월 부친이 보유 지분 전량을 조현범 회장에게 넘기면서 조 회장은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최대주주이자 핵심 계열사 한국타이어 2대주주가 됐고, 경영권 분쟁에서도 완승했다.
한편 이번 기업지배구조보고서 15개 핵심 지표 중 주주 부문과 감사 기구 부문에서 조 회장 취임 전 후 개선된 게 없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꼽힌다. 주주 부문 핵심 지표는 총 4개로 △주주총회 4주 소집공고 실시 △전자투표 실시 △주주총회의 집중일 이외 개최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 등이다. 한국앤컴퍼니는 이 중 △전자투표 실시만 준수했을 뿐 다른 요건은 충족하지 못했다.
감사기구 부문 핵심지표는 총 5개다. △내부감사기구에 대한 연 1회 이상 교육제공△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 설치△내부감사기구에 회계 또는 재무 전문가 존재 여부△내부감사기구가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 감사인과 회의 개최△경영 관련 중요 정보에 내부감사기구가 접근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고 있는 지 여부 등이다. 이중 한국앤컴퍼니는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 설치△내부감사기구가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 감사인과 회의 개최 등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보고 했다.
한국앤컴퍼니는 "내부감사부서가 설치 돼 있으나 독립 돼 있어 감사위원회에 전속된 소속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내부감사기구가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 감사인과 회의 개최와 관련해선 "연간 회의를 총 4회 개최했지만, 분기별 회에 미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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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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