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5월에 이어 세 차례 연속 인상고공행진 중인 물가 안정 최우선한미 금리 역전·환율 방어도 고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3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통화정책결정회의를 열고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p)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2%를 돌파해 연 2.25%가 됐다. 2%대 기준금리는 2015년 2월 이후 처음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세 차례 연속 인상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4월, 5월에 이어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해 불과 4개월 만에 기준금리가 1.0%p 인상됐다.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기조에 따라 지난 11개월간 기준금리는 1.75%p 올랐다.
이날 빅스텝은 시장의 예상에도 부합한다. 채권전문가 99%가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한 가운데 그중 64%가 빅스텝(한 번에 0.50%포인트 인상)을 전망했다. 34%는 0.25%포인트(베이비스텝), 2%는 0.75%포인트(자이언트스텝)을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투협 관계자는 "물가 안정을 위한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한국은행의 지속적인 금리인상 기조가 예상돼 7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상승 응답자 비율이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오른 데에는 치솟고 있는 물가 영향이 가장 크다. 지난달 물가가 국제 원자재·곡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6%까지 치솟은데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에 다다랐다.
한은에 따르면 6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9%로 10년 2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은 경제 주체들이 예상하는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로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으면 향후 물가 인상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소비자들이 주관적으로 체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의미하는 물가 인식은 4.0%로 역시 한 달 만에 0.6% 포인트 올랐다.
여기에 미국 긴축 속도도 문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조만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한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미 금리 역전은 기정사실화 됐다. 한은이 7월 빅스텝을 단행하더라도 금리 역전은 피할 수 없게 됐다. 한미 금리가 역전되면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출과 급격한 원화 가치 하락 등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 상황이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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