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셀플루' 재공급 검토시장 1위 녹십자, 수성 위해 내부선 전략 '골몰''영업력' 관건일듯···양사 모두 '인력이동' 리스크
2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전통 백신 강자였던 GC녹십자가 독감백신 시장에서 독주하며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지난해에는 4가 독감백신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프리필드시린지'(이하 지씨플루)이 1527억원어치 생산되며 전년 829억원보다 84.2% 성장했다.
이는 기존 생산실적 1위였던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 개발 및 위탁생산(CMO) 등에 집중하기 위해 독감백신 사업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것이 영향을 줬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4가 백신 '스카이셀플루4가프리필드시린지'(이하 스카이셀플루)는 출시 4년 만인 2020년 지씨플루를 제치고 1위 자리에 올랐다. 당시 생산실적은 1646억6000만원으로, 지씨플루의 약 2배였다.
'독감백신' 왕좌 자리는 GC녹십자 매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8402억원, 영업이익 5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4%, 241.0% 성장했다.
여기에 더해 혈액제제 매출 증가와 희귀질환치료제 개발 관련 호재는 성장 기세에 힘을 더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2분기에만 매출액 4232억, 영업이익 131억을 기록했는데, 이 중 혈액제제 매출이 106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백신 매출도 844억원에 달했다.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남반구향 독감백신은 66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런데 최근 SK바이오사이언스가 2023~2024년 시즌에 스카이셀플루 재생산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GC녹십자의 선두 수성에 관심이 모아진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이제 (독감백신 생산이) 필요할 때가 되지 않았나하는 측면에서 재생산 여부를 논의 중이다. 아직 확정은 안 난 상태"라며 "아직은 코로나 백신 생산이 중요하고, 독감백신 수요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한 이슈라서 사업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상황 변화와 매출 감소가 영향을 줬을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 계약마저 종료되며 SK바이오사이언스의 올 상반기 매출액과 영억이익은 각각 2254억원, 84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2.4%, 29.1% 감소했다. 반면 스카이셀플루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안정적인 수익원이다. 2020년 전체 백신 생산 매출(1482억원)의 3분의 2(약 1000억원)를 차지할 정도다.
독감백신 '양대산맥'의 1위 쟁탈전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GC녹십자 내부에서는 방어 준비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GC녹십자는 스카이셀플루가 다시 시장에 풀릴 것에 대비해 여러 방향으로 사업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일각에서는 스카이셀플루 도입이 큰 지각변동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업체가 합류하는 것이 아닌 기존 플레이어가 돌아오는 형태이기 때문에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양사의 '영업력'은 시장 우위 선점의 관건이 될 수 있다. '스카이셀플루'가 '지씨플루'를 제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영업인력의 대거 이동이 있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SK바이오사이언스로 이직하는 GC녹십자 인력이 많아진 것이 매출에 큰 영향을 줬을 거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SK바이오사이언스도 지난해 조직개편 여파로 영업인력 이탈이 일부 있었던 상황이다. 스카이셀플루 생산 중단,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미국 승인 지연 등의 이슈가 있던 지난해 11월 새로 부임한 마케팅본부장이 국내 영업을 담당하는 마케팅 조직을 슬림화하겠다고 밝히면서 직원들의 고용 불안감이 커져 갔던 것.
관련해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당시 조직개편이 있었으나 그 후로 큰 변화는 없었다. 영업인력 풀도 예년만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스카이셀플루) 재공급이 결정되면 마케팅 등 판매 전략을 구축할 예정"이라면서도 "어느 정도 규모와 시점이 나와야 전략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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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suin@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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