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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공격적인 행보 독 됐나···롯데건설, 유상증자로 실탄 마련 나서

부동산 건설사

공격적인 행보 독 됐나···롯데건설, 유상증자로 실탄 마련 나서

등록 2022.10.19 15:54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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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안정적 재무구조 유지에 쓴다롯데건설, PF우발채무 건설업계 최대 규모 '오명'미착공 70% 넘어···금융업계 PF 회수시 위기상황 불가피

롯데건설 사옥 전경. 사진=롯데건설 제공롯데건설 사옥 전경. 사진=롯데건설 제공

롯데건설이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서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금융업계에 불어 닥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에 대비하기 위한 단기자금으로 쓰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롯데건설은 운영자금을 목적으로 2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증자(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18일 공시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부동산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위한 선제적 대응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롯데건설은 그룹 및 계열사와의 다양한 협력을 통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향후 미착공인 대형사업장들이 착공에 들어서면 PF 우발부채의 상당수가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롯데건설의 현 상황이 녹록치만은 않다고 보고 있다.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올해 들어 단기차입금이 크게 늘어난 데다, 미분양 우려가 큰 상황에서 착공조차 못한 현장이 많기 때문이다.

롯데건설은 올 상반기 기준 1년에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은 지난해 하반기 대비 1.7배 늘었다. 지난해 말 3565억9500만원 수준이던 단기차입금은 올해 상반기 6091억4900만원으로 커졌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대보증 등으로 인한 리스크도 크다. 한국기업평가(KR)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상반기 기준 자금보충약정금이 4조3000억원 규모로 건설업체 중 가장 많다. 두 번째로 많은 태영건설(2조3000억원)의 2배 수준이다. 리스크 현실화 가능성을 반영한 조정PF우발채무도 가장 많다.

자금보충약정은 출자‧대차 방식으로 채무자의 상환자금을 지원해주는 약정으로 일종의 채무보증을 말한다. 원 채무자인 시행사나 조합이 빚을 갚지 못하면 약정을 해준 롯데건설이 빚을 다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건설업체별 부동산 PF 우발채무 규모. 사진=한국기업평가건설업체별 부동산 PF 우발채무 규모. 사진=한국기업평가

롯데건설의 리스크는 주택상승기에 지나치게 공격적인 수주행보를 벌인 것과 관련이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전체 매출 약 5조7011억 가운데 주택부문(약 2조9616억)이 차지하는 비율이 52%에 달한다. 올해도 도시정비에서만 역대 최고인 4조원 가량을 수주하면서 주택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이들 사업장에서 연대보증 등 대출보증을 서면서 위험부담이 커진 것.

더 큰 문제는 금융권에서 기존 PF대출 회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112조2000억원에 달한다. 우발채무규모는 15조8000억원으로 2018년 말(13조5000억원) 대비 17% 늘어났다. 이런 상황에서 레고랜드PF 디폴트(채무불이행)에 11곳에 이르는 금융사가 엮이면서 상황이 더 나빠졌다. 금융사 입장에선 자금유동성 확보를 위해 기존 PF를 회수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금융업계는 최근 PF 금리를 연 10~20% 수준으로 올리고 심사를 강화하는 등 PF 조이기에 나섰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지난 7월 금융권에 부동산PF 리스크관리를 주문하는 등 당국에서도 PF 관리에 힘을 싣고 있다.

롯데건설은 금융업계가 부동산 PF 회수에 나서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롯데건설은 현재 착공조차 하지 못한 사업장이 70%가 넘는다. 문제는 지방에서 시작된 미분양 우려가 수도권 일대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것. 주택도시공사는 19일 제72차 미분양관리지역을 발표하면서 2년여 만에 수도권지역(경기 안성시, 양주시)을 포함시키기도 했다. 미분양으로 인해 롯데건설이 채무상환능력의 한계에 봉착하기 전에 자금을 회수하려는 금융사가 늘어날 수 있는 것.

롯데건설은 내년 상반기 수도권에서 추진 중이 사업장의 분양이 이뤄지기 때문에 재무구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최근 분양한 창원 롯데캐슬 하버팰리스가 평균 청약경쟁률 21대 1을 기록하는 등 분양실적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부채비율도 상반기 기준 150%대로 높지 않고, 현재 추진하는 사업장들은 대부분 수도권 내 우수한 입지에 사업성이 뛰어나다"고 했다.

PF 대출 연장도 무리가 없다는 설명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는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위한 선제적 대응 차원으로 당장 위기가 있어서 진행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PF 대출 등에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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