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자급률 2012년 62.8→2021년 45.7% '뚝'같은 기간 수입산 우유 2배 늘어···점유율 54.3%단백질 음료·식물성 음료로 카테고리 다양화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푸르밀은 최근 전사 메일을 통해 사업 종료와 해고 통지문을 발송했다. 사업 종료와 정리해고일은 오는 11월 30일이며 대상은 일반직과 기능직 전 사원이다.
푸르밀의 표면적인 사업 종료 이유는 유업계 전반의 침체 상황에서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푸르밀 측은 "회사는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4년 이상 매출 감소와 적자가 누적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유업계는 저출생에 따른 우유 소비 감소에 침체기를 맞은 지 오래다. 여기에 원윳값까지 부담으로 작용하며 저렴한 해외 멸균우유와 경쟁하기에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 출산율은 0.81명으로 집계됐다. 또 올해 7월 출생아 수는 2만441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8.6% 줄어 동월 기준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1~7월 누계 출생아 수는 14만8579명으로 이 역시 1983년 통계작성 이래 최저치다.
또 국산 원유 생산량은 계속해서 감소하는 반면, 원유 수입량은 늘고 있다. 이미 마시는 우유의 소비가 감소하면서 원유 생산량과 젖소의 총사육두수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로 접어들었다. 이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 제품이 대신하는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2년 우유 자급률은 62.8%였으나, 지난해에는 45.7%로 뚝 떨어졌다. 수입산 우유는 2012년 124만8000톤에서 지난해 241만4000톤으로 2배 가까이 늘어 점유율 54.3%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업체들의 수익성은 떨어지고 있다. 서울우유는 지난해 매출액이 1조8434억원으로 전년 대비 5%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2% 감소한 582억원을 기록했다. 남양유업은 연결기준 2020년 767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뒤 지난해에도 77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경쟁사 대비 비교적 사업 다각화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매일유업의 경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하고 있다. 매일유업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6% 증가한 1조5519억원, 영업이익은 1.5% 878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매일유업 또한 영업이익률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원부자재 가격과 각종 제반 비용 부담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매일유업의 영업이익률은 2019년 6.12%까지 올랐다가 지난해 5.66%를 기록해 다시 5%대로 떨어졌다.
특히 이번 푸르밀의 영업 종료 사태의 원인으로는 경영진의 판단 부족, 사업 다각화 등에 소홀했던 것 등이 지적되는데, 유업체들은 일찍부터 신성장동력을 모색하는 데 힘을 싣고 있다.
유업체들이 특히 주목하는 곳은 단백질 음료 시장이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성인 단백질 브랜드 '셀렉스'를 별도법인으로 분할해 건기식 사업 본격화에 나섰다. 유업계의 성장이 둔화된 가운데 건기식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빙그레도 지난해 6월 단백질 브랜드 '더:단백'을 론칭했고 남양유업은 올해 7월 단백질음료 '테이크핏 밸런스'를 출시했다.
식물성 음료 또한 새로운 매출 창출 카테고리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식물성 음료 시장 규모는 8000억원 수준으로 2025년에는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매일유업은 아몬드브리즈로 대체유 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했고 자체 브랜드 '어메이징 오트'를 만들어 오트 음료 직접 제조·판매에 나섰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아몬드 음료 '아몬드데이'를 선보였다. 남양유업은 지난 2019년 자연친화식품 브랜드 '자연이 답'을 론칭하면서 아몬드, 오트 음료를 출시했지만, 기대만큼 성과가 좋지 못해 단종시켰다. 그러나 점점 커지는 시장에 재도전에 나선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푸르밀은 비피더스 등 대표 제품이 있지만 제품 대응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었다"면서 "경쟁사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신규 카테고리를 발굴해왔고 현재도 사업 다각화 방안을 모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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