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코비원' 접종률 저조로 완제 생산 중단방역당국, 남은 물량 폐기 가능성 언급···"활용도↓" 해외진출·다가백신 개발 노력 지속···실적 회복 나서
게다가 방역당국이 기존 단가 백신을 활용한 3·4차 접종을 다음 달부터 중단키로 하면서 '스카이코비원'은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게 됐다. 기존 주력 제품들의 생산도 멈춘 채 스카이코비원 개발에 전력을 쏟았던 SK바이오사이언스는 실적 회복을 위한 준비 태세를 강화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스카이코비원'의 완제를 생산하지 않고 있다고 공시했다. 정부의 1000만 도스 선구매 결정에 따라 초도 물량 60만 도스를 출하했지만 낮은 접종률로 인해 추가 완제를 생산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백신 원액은 계속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추후 정부 요청에 따라 생산 및 공급 재개는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백신은 원액과 완제로 구분해 생산하는데 회사는 원액 생산 후 시장 수요에 따라 완제로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스카이코비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기존 주력 제품의 생산을 중단하면서까지 개발에 올인한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이다. 지난 2020년 2월 개발에 착수한 후 올해 2월 임상3상 투약을 완료하고, 6월 국내 허가를 받았다. 지난 9월 접종 개시 후 기초접종 외 추가접종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 범위를 넓혔지만 접종률이 좀처럼 오르지 않으며 누적 접종자는 전날 기준 3700여명에 불과한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해 개발된 화이자, 모더나의 개량백신이 허가되며 '스카이코비원'의 입지는 점점 좁아졌다. 게다가 정부가 동절기 추가 접종 시 오미크론 변이 유행에 효과가 더 높은 개량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단가 백신들의 3·4차 접종을 중단한다고 밝혀 남은 물량들까지 퇴출 될 전망이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방역당국은 동절기 추가접종의 경우 2가 백신(개량백신)을 맞으시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 기존 백신을 활용한 3, 4차 접종을 중단할 계획"이라며 "기존 백신은 기초접종, 즉 1차, 2차 접종에만 제한적으로 사용될 예정인데, 이미 많은 국민이 기초접종을 완료한 상태이기 때문에 기존 백신의 활용도는 낮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이미 도입된 기존 백신과, 아직 도입은 안됐지만 기계약된 단백질 재조합 백신 물량의 활용은 매우 제한적이고 폐기될 가능성도 매우 높을 것"이라며 "정부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오는 2024년 6월까지 '스카이코비원' 1000만 도스 선구매 계약을 했는데, 이미 선구매 계약이 완료된 경우 계약을 취소할 순 없기 때문에 개량백신 개발이나 생산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폐기는 불가피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스카이코비원 개발에 전력을 다해온 SK바이오사이언스의 매출 실적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회사의 개별 기준 상반기 매출액과 영억이익은 각각 2254억원, 84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각각 12.4%, 29.1% 감소했다. 3분기 매출액은 910억53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60%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13억5900만원으로 약 80% 쪼그라들었고, 당기순이익은 73% 감소한 207억7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SK바이오사이언스는 실적 회복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우선 '스카이코비원'의 해외 판매를 위한 글로벌 허가 절차를 지속하고, 내년부터는 일시적으로 생산을 중단했던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 공급을 정상화한다는 방침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7월 영국 의약품 규제 당국(MHRA)과 유럽의약품청(EMA)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한 바 있으며, 9월 초에는 WHO(세계보건기구) 긴급사용목록 등재를 신청하기도 했다. 다만 아직 승인된 것은 없다.
또 회사는 스카이코비원의 접종 대상 확대를 위해 청소년 및 소아 임상을 지속하고, 변이주를 포함하는 다가(多價) 백신, 독감 등과의 콤보 백신, 광범위하게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범용 백신 등으로도 추가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자체 개발 백신들의 시장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내년부터는 '스카이셀플루'를 다시 생산한다. 스카이셀플루는 지난 2020년 기준 전체 백신 생산 매출(1482억원)의 3분의 2(약 1000억원)를 차지할 정도의 생산실적을 낸 바 있다.
이와 함께 수두백신인 '스카이바리셀라'도 영유아 국가예방접종(NIP) 시장을 목표로 영업 강화를 추진 중이며 국제조달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스카이바리셀라는 이미 올초 UN 산하 국제기구인 'PAHO(범미보건기구)'의 수두백신 입찰을 수주하며 중남미 국가들로 백신 공급을 시작한 바 있다.
회사는 국내 판매량 기준 시장점유율 1위인 대상포진백신 '스카이조스터'에 대해서도 가격 경쟁력과 1회 접종의 편의성을 무기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특히 국가필수예방접종(NIP) 시장이 도입되는 경우를 고려한 경쟁력도 확보해가고 있다.
국제백신연구소(IVI)와 함께 개발한 장티푸스백신 스카이타이포이드도 향후 WHO PQ 획득 후 전 세계로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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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suin@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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