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내 18위권 중견건설사 도급순위는 388위부도 막기 위해 고금리 사태 사채까지 동원했지만결국 자금경색으로 부도, 협력업체 등 추가 피해 우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동원건설산업은 지난 25일(1차)과 28일(2차) 도래한 총 22억원의 어음결제를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건설산업의 수장인 장기영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지난 28일 경남은행에 도래한 어음 22억원을 막지 못하면서 부도 처리됐다"며 "제도권 금융에서 자금이 조달되지 않아 자구책으로 연 30%가 넘는 고리 사채를 동원하면서까지 부도 위기를 이겨내려 했으나 높은 이자를 견디지 못했다"라고 언급했다.
동원건설산업은 창원시 성산구에 본사를 뒀으며 도급순위는 경남 18위, 전국 388위의 중견건설업체다. 지난 2000년부터 22년간 지역을 기반으로 건설업을 일궈왔다.
동원건설산업은 공사 금액 대부분을 PF(프로젝트 파이낸싱)로 마련했다. 그러나 올해 6월부터 금융기관 대출 심사가 엄격해지고, '김진태발 금융위기'로 PF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 시중은행에서는 이미 준공된 건물조차도 대출을 해주지 않자 회사는 자구책으로 연 이자 30%가 넘는 사금융에서 자금을 끌어 써야했다. 그러나 결국 높은 이율을 감당하지 못해 부도가 났다.
작년 동원건설산업의 매출액은 542억원, 영업이익은 24억원, 당기순이익은 21억원을 기록했다. 유동자산이 349억원 수준이었지만 유동부채 211억원이나 돼 이익잉여금도 그리 많지 않은 수준이었다. 작년 이익잉여금은 12억원 수준으로 경남은행에 도래한 어음 22억원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여기에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마저 작년부터 급격히 줄어들었다. 지난 2020년만 해도 142억원 수준이었으나 작년에는 23억원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번 부도는 대구에 지은 근린상가 등에서 받지 못한 미수금이 시발점이 됐다. 대구에 지은 사우나, 헬스장 등 상가 분양이 안 되면서 시행사가 먼저 파산하고 미수금을 해결하려다 채무가 큰 폭으로 늘었다.
동원건설산업이 부도처리되면서 70여 곳에 달하는 협력업체들의 연쇄피해나 도산마저 우려되고 있다. 장기영 대표도 이를 우려했는지 "앞으로 70여개에 달하는 협력업체의 피해와 지역경제에 미칠 부정적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즉 이번 부도로 현재 진행 중인 공사도 중단 위기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 동원건설산업이 도내에서 공사 중이거나, 계획 중인 곳은 창원시 회성동 복합행정타운을 비롯해 현동·양덕동 상가 등이 있다. 이들 사업은 예정된 공사 금액만 600억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동원건설산업의 최근 재무제표를 보면 현재 주요 도급공사 내역으로는 △고성해수호텔신축공사(도급금액 43억원) △남해 동원스타타워아파트 건축공사(118억원) △동원 스타네옴 신축공사(48억원) △밀양아리랑 우주천문대진입도로개설(10억원) 등이 있다. 이 중 아직 공사계약 잔액이 남은 곳은 남해 동원스타타워아파트 건축공사(잔액 80억원) △동원 스타네옴 신축공사(2억원) △밀양아리랑 우주천문대진입도로개설(3000만원) 등이다.
한편, 레고랜드발 PF사태로 자금경색 현상이 심화되면서 제도권 금융 대출이 어려운 소규모, 지방 건설사부터 흔들리는 모양새다. 앞서 9월에는 충남 6위 업체인 우석건설이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부도처리 됐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금융권 등에 건실한 부동산PF 사업에 대해서는 대출 지원을 당부하기도 했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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