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선'이라고까지 불렸던 지난 대선에서 승리한 윤석열 대통령에 국민들이 거는 기대는 높았다.
천정부지로 오른 주택가격 탓에 엄두를 못냈지만, 대출규제를 완화하고 공급을 활성화해 무주택 서민들과 청년들에게 주거사다리를 마련해 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윤석열 정부의 뜻대로 주거사다리는 마련됐다. 금융규제를 손 봐 유동성을 풀었고 청약, 매수 등 주택 매수를 옥죄던 규제 대다수를 풀었다.
하지만 이 사다리는 '부자' 한정이다.
대출을 손봤지만 고금리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로 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고금리를 감당할 수 있는 고소득자나, 현금부자들만 최근 급격히 떨어진 집값에 바닥이 어디일지, 분양가가 낮아 로또가 될만한 단지는 어디일지 고민하면서 소위 '줍줍'할 기회를 얻게 됐다.
또 부동산 규제 완화와 관련해 규제지역 완화는 이해할 수 있다고 치더라도, 분양가 상한제·주택 실거주 의무 폐지와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무순위 청약에 유주택자 신청 허용 등이 무주택자·서민들을 위한 내용은 아니다. 오히려 무주택 서민들의 기회의 폭을 오히려 줄어들며 단타 투기를 조장해 더욱 접근성을 떨어트리는 정책이다.
DSR 규제로 투기를 막는다는 건 오히려 서민들 접근성을 떨어트릴 뿐 소득이 높은 사람들에게는 남의 이야기다.
오히려 이번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발표한 정책들 탓에 가격 방어가 형성돼 서민·무주택자의 내집마련 시기가 더 멀어졌다. 고금리 탓에 가격 반등까지는 어려울 것 같지만, 당분간 시장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정부가 아예 등한시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반값아파트, 정부지원 대출에서 소득수준 상향 등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수혜 대상이 얼마나 될 지는 다시 생각해 볼 문제다.
윤 정부는 분명 '폭등'한 부동산시장을 안정화시겠다고 했다. 지역마다 편차가 크지만 서울같은 경우는 '폭등'한 것과 비교하면 오름 폭의 10~20% 하락 조정된 수준이다.
무주택자 접근성을 높일 방안을 고민해야 지, 다주택자 혹은 투기조장을 유도하는 정책은 박근혜 전 정부 때 제기됐던 "집값 떠받들기" 논란을 다시 불러올 수 있다.
국민 모두의 주거 안정을 목표로 하는 새 사다리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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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서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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