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방정부, 현대차·기아에 소송···"도난방지장치 왜 없어?"

현대차그룹 양재동 본사.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일부차량에 도난방지장치을 적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국 시장에서 소송에 휘말렸다.

26일(현지시간) 미국 현지 언론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당국은 두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일부 차량의 도난 사고가 급증하고 납세자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시애틀 당국의 주장이다.

시애틀 검찰은 전날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현대차와 기아는 원칙을 무시하고 고객과 대중을 희생시키면서 비용을 절감했다"며 "차량의 도난 사고가 급증하면서 경찰은 문제 해결을 위해 씨름해야 했고, 납세자들은 절도 증가에 따른 부담을 짊어졌다"고 언급했다.

시애틀 당국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량의 도난건수는 2021년부터 2년 새 각각 503%, 363%씩 급증했다. 지난해 미국 전역에선 현대차와 기아차 가운데 도난방지장치인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없는 차량을 훔치는 소셜미디어 범죄 놀이가 유행하기도 했다.

위스콘신, 오하이오, 미주리, 캔자스 등지의 차주들은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 차량의 결함으로 도난을 당했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집단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와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등 미국 지방자치단체들도 잇따라 소송을 냈다.

이에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차주들에게 핸들 잠금장치를 지원하고 도난을 방지하는 보안 키트를 제공하는 등 대응 조치에 나섰다.

현대차는 시애틀 현지 매체에 성명을 내고 "현대차는 차량 도난을 막기 위해 노력했다"며 "(시애틀 당국의) 이번 소송은 부적절하고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