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KT맨으로 구성된 대표 '숏리스트' 강한 비판···"인선 중단하라"대통령실도 "공정·투명해야" 힘 더해···KT 내부선 "당혹스럽다"일단 선임 과정은 계획대로, 이대로라면 주총 표 대결 불가피
3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KT 이사회가 발표한 '숏리스트'를 강하게 비판했다. 면접 대상자에 전원을 KT 내부에서만 뽑은 배경에 '흑막'(黑幕)이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다.
앞서 KT 이사회는 지난달 28일 대표이사후보 면접대상자로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 ▲임헌문 전 KT 매스총괄 ▲신수정 KT 엔터프라이즈부문장 ▲윤경림 KT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을 선정·발표한 바 있다.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은 "전체 지원자 33명 중 KT 출신 전현직 임원 4명만 통과시켜, 차기 사장 인선이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면서 "내부 특정인들의 이해관계 속에서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며 이권 카르텔을 유지하려는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KT 차기 대표 인선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대통령실도 여기에 힘을 더했다. 같은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고위 관계자는 "민생에 좀 영향이 크고, 주인이 없는 회사들은 지배구조가 굉장히 중요하다"면서"공정하고 투명하게 거버넌스가 이뤄져야 한다. 그게 안 되면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일어나고, 결국 손해는 국민이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는 얼마 전 구현모 대표의 연임 포기를 이끈 과정과 유사하다. 구 대표는 지난해 말 연임 의사를 밝힌 뒤 이사회로부터 적격 평가를 받았다. 일각에서 불공정 논란이 일자 구 대표는 원점으로 돌아와 경선에 임했고, 다시 한번 대표이사 후보로 꼽혔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과 여권은 '깜깜이 경선'이라고 문제를 제기했고, 윤석열 대통령조차 여기에 힘을 실어주는 듯한 발언(스튜어드십)을 하자 구 대표는 다시 한번 백의종군해 완전 공개경선에 임하기로 한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연임을 전격 포기했다.구 대표 자신이 배경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정치권의 외풍(外風)을 버티지 못한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KT 내부에서는 정치권의 이런 반응에 당혹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지원자 명단부터 모두 공개하고, 외부 전문가 5인으로 인선자문단을 구축하는 등 전례없이 '투명한' 경선을 치르는데, 또 잡음이 나와서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지원 자격에 명시한 대로 면접 대상자를 선정했을 뿐인데,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KT 이사회가 후보자 모집 때 공개한 지원자격은 ▲경영·경제에 관한 지식과 경력이 풍부하고 ▲기업경영을 통한 성공 경험이 있으며 ▲최고경영자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갖추고 ▲정보통신분야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보유한 사람이었다.
KT는 일단 예정대로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오는 7일 면접을 거쳐 최종 대표이사 후보 1인이 선정된다. 최종 후보는 오는 30일께 열릴 주주총회에서 운명이 결정된다. 이대로라면 여권이 국민연금 등 힘을 빌려 표 대결로 불신임을 끌어내려는 시도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뉴스웨이 임재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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