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 금요일

  • 서울 8℃

  • 인천 9℃

  • 백령 8℃

  • 춘천 9℃

  • 강릉 9℃

  • 청주 10℃

  • 수원 9℃

  • 안동 12℃

  • 울릉도 9℃

  • 독도 9℃

  • 대전 11℃

  • 전주 11℃

  • 광주 13℃

  • 목포 12℃

  • 여수 13℃

  • 대구 13℃

  • 울산 14℃

  • 창원 13℃

  • 부산 13℃

  • 제주 15℃

유통·바이오 영원무역홀딩스, "배당 줄인다" 통보···알고 보니 성래은 승계 사전 정지?

유통·바이오 채널

영원무역홀딩스, "배당 줄인다" 통보···알고 보니 성래은 승계 사전 정지?

등록 2023.03.08 17:11

윤서영

  기자

공유

배당성향, 연결→별도 기준 순이익으로 변경배당금총액 220억원에서 117억원으로 '뚝'"기업 규모와 달리 주식 저평가 되고 있어"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영원무역홀딩스가 최근 배당 성향 수준을 큰 폭으로 낮추면서 주주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업계에선 영원무역홀딩스가 호실적에 따라 주주에게 돌아갈 배당금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자 배당 관련 내용을 갑작스럽게 변경한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더해 창업주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의 차녀인 성래은 영원무역홀딩스 대표이사 겸 영원무역그룹 부회장의 승계를 위한 사전 작업이란 해석도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영원무역홀딩스는 지난 2일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일회성 비경상 이익 제외)의 50% 내외를 주주에게 환원하기로 했다.

이는 영원무역홀딩스가 2020년 11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연결 기준 배당성향(당기순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10%대로 유지하겠다는 중장기 배당정책을 수립한지 약 2년 4개월 만이다.

개정된 배당정책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배당 규모가 당초 '연결' 기준 10%에서 '별도' 기준 50%로 변경됐다는 점이다. 숫자만 놓고 보면 배당 규모가 종전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감소하는 셈이다.

영원무역홀딩스의 2021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2207억원, 별도 기준으로는 235억원이다. 연결 재무제표의 10%일 때 배당금총액은 220억원인 반면 변경된 배당정책을 적용하면 100억원 가까이 줄어든 117억원이 된다.

결국 일반 주주의 배당수익 감소는 불가피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영원무역홀딩스의 2020~2021년 별도 재무제표 기준 배당성향은 각각 91.8%, 98.4% 등으로 거의 100%에 가까운 수치였다.

영원무역홀딩스의 한 개인 투자자는 "지난해 실적이 꽤나 좋았을 것으로 예상돼 배당금 증가에 여느 때보다 기대가 컸다"며 "영원무역홀딩스의 주인은 모든 주주가 아닌 대주주 하나인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번 배당정책 변경을 두고 영원무역홀딩스 창업주인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이 차녀 성래은 영원무역홀딩스 대표이사 겸 영원무역그룹 부회장 승계를 목전에 둔 사전 작업이란 분석도 나온다.

오너 일가가 승계 과정에서 내야 할 증여세를 아끼기 위해 주가가 하락한 시점에 이를 추진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영원무역홀딩스가 시장과의 소통도 없이 일방적으로 배당 축소를 결정한 것은 물론 기업 규모에 맞지 않게 주식이 저평가 되고 있다는 이유도 한 몫 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오너 일가가 증여를 위해 주가를 낮추는 경우가 많다"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때를 보면, 제일모직 주가는 높이고 삼성물산은 오히려 낮춰야 유리했다"고 말했다.

이어 "배당정책 개정을 갑작스럽게 진행한 이유는 대주주가 유리한 방향으로 가기 위한 경영 꼼수"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삼성물산을 비롯해 LG, SK, 롯데지주 등 국내 주요 지주사들도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을 통해 배당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영원무역홀딩스의 배당률이 결코 낮은 수준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대해 영원무역홀딩스 관계자는 "실제로 지주회사의 경우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배당하는 것이 사실상의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다수의 국내 주요 지주회사들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당기순이익의 30%~70%를 배당하는 중장기 배당정책을 공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영원무역홀딩스는 지난해 자회사 영원무역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사업부 수출과 영원아웃도어의 노스페이스 판매 호조로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웠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원무역홀딩스는 연결 기준 작년 한 해 매출 4조5274억원, 영업이익 1조142억원을 거뒀다. 전년 대비 각각 39.7%, 77.8%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8975억원으로 전년보다 100.9% 폭증했다.

이는 증권사 시장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를 상회한 수치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영원무역홀딩스의 시장 전망치는 매출 4조2540억원, 영업이익 9620억원이다.

영원무역홀딩스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1주당 3050원의 결산 배당금 지급도 결의했다. 시가배당율은 4.9%, 배당금총액은 354억원 규모다.

뉴스웨이 윤서영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