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축된 수입차 시장서 1~5월 3000대 돌파 한일관계 개선 속 하이브리드 경쟁력 부각역대급 신차폭격···4년 만의 '1만대 클럽' 기대감
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한국토요타는 지난 5월 629대를 판매해 수입차 시장 9위를 기록했다. 이는 480대에 그쳤던 전년 동월 대비 31.0%나 급증한 수치다.
한국토요타의 1~5월 누적 판매량은 3012대로, 전년 동기 대비 34.6% 증가했다. 같은 일본 브랜드인 혼다(106대)가 전년 대비 -59.2% 감소한 109대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인 성적이다.
반면 올해 수입차 시장은 전년보다 다소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1~5월 국내에 판매된 수입차는 1만3933대로, 전년 동기 대비 4.0% 줄어들었다.
국내 수입차 시장 1‧2위인 BMW(3만6대)와 메르세데스-벤츠(2만7420대)도 경기 불황과 금리 인상, 출고 지연의 영향을 피해 가지 못했다. 두 회사의 올해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와 17.8%씩 쪼그라들었다.
특히 토요타와 경쟁하는 대중 브랜드의 판매 감소 폭은 더욱 가팔랐다. 올해 1~5월 기준 폭스바겐코리아의 판매량은 2702대로, 전년 동기 대비 50%나 급감했다. 같은 기간 지프(1612대)와 푸조(588대)도 각각 38.8%, 30.5%씩 감소했다. 다만 미국 브랜드인 쉐보레(2281대)와 포드(1844대)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4%, 15.0%씩 늘었다.
지난해 한국토요타는 전년 대비 2.8% 감소한 6259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한국토요타는 2017년부터 3년 연속 1만대 클럽에 가입했지만 일본 불매운동과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2020년 6154대까지 내려앉았다. 한국토요타의 판매량은 2021년에도 6441대에 그치는 등 최근 3년 연속 7000대를 넘지 못했다.
올해 들어 한국토요타의 판매량이 증가한 배경으로 원활한 물량 수급과 한일관계 개선이 첫 손에 꼽힌다. 일본 불매운동의 영향이 줄어든 데다 반도체 이슈에 따른 공급난을 최소한 덕분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올해 초 콘야마 마나부 사장이 새롭게 부임한 이후 한국 시장의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정치적 이슈 관련해서는 언급하기 어렵지만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한국 고객들의 반응도 크게 좋아진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반등에 나선 한국토요타는 준대형세단 '크라운' 출시를 계기로 시장 점유율을 적극 늘려갈 방침이다. 라브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신차인 크라운은 현대차 그랜저를 위협할 수입차 최대어로 꼽힌다.
토요타의 플래그십 세단인 크라운은 젊고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으로 출시 전부터 큰 관심을 받은 모델이다. 신형 16세대 크라운은 세단과 SUV를 결합한 크로스오버 디자인을 통해 경쟁자들과의 차별화에 성공했다.
크라운의 판매가격은 국산차인 그랜저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2.5ℓ 하이브리드와 2.4ℓ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의 가격(개별소비세 3.5% 기준)은 각각 5670만원, 6480만원으로 책정됐다. 풀옵션 기준 그랜저 3.5ℓ(5726만원)7와 1.6ℓ 하이브리드(5970만원)보다 소폭 비싸지만 파워트레인 성능 면에서 우위라는 평가다.
콘야마 사장은 지난 5일 열린 크라운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다양한 전동화 선택지를 제공하는 신형 크라운 신형을 공개하게 돼 기쁘고, 한국 고객의 기대에 제대로 부응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한국 시장에서 나이테처럼 조금씩 같은 간격으로 커지는 것이 토요타코리아식 성장 목표"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한국토요타의 판매회복 속도가 하반기 들어 더욱 빨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토요타는 하이브리드 미니밴 알파드와 준대형 하이브리드 SUV 하이랜더를 비롯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프리우스와 전기차 bZ4X 등 신차를 쏟아낼 예정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과거 일본 불매운동 당시 토요타의 잠재 고객들은 구매를 망설일 수밖에 없었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수요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며 "토요타는 국산차 대비 하이브리드 기술력이 높고 부품비와 공임비가 수입차치고 저렴한 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신형 크라운은 국내 자동차 시장 베스트셀링카인 그랜저의 대항마로 평가받을 만큼 수입차 업계의 기대작"이라며 "올해 토요타와 렉서스 등 일본 브랜드는 국내 시장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쟁력 갖춘 신차가 얼마나 받쳐주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신형 크라운은 CUV 스타일의 디자인과 듀얼부스트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차별화한 만큼 그랜저를 직접적인 경쟁모델로 생각하진 않는다"며 "국내 고객들에게 토요타만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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