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은 한국의 관문이다. 사업의 수익성 보단 상징성이 큰 곳이다. 막대한 임대료는 부담이지만 전 세계인들이 오고 가는 곳인 만큼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사업적인 측면에서도 공항 면세점 입점을 원하는 빅 브랜드와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고, 바잉파워도 커져 저렴하게 대량의 제품을 매입할 수도 있다.
롯데면세점 입장에선 분명 아쉬움이 클 것이다. 이로 인해 업계 일각에서도 롯데면세점의 경쟁력이 약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다만 롯데면세점의 인천공항 매출 비중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1%에 그친다. 실적에서 큰 타격을 줄만 한 수치는 아니다.
국내 면세업계 전체 매출에서 출국장면세점이 차지하는 비중도 계속해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14년 30.2%에 달했던 출국장면세점 매출 비중은 코로나를 겪으며 2021년 0.9%까지 쪼그라들었다. 올해 1~2월 11%로 회복세를 보였으나 공항면세점의 최대 부흥기로 꼽히는 2014년 매출 비중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롯데면세점은 국내 면세점 중 가장 많은 국가에서 가장 많은 면세점을 운영 중이다. 일본·호주·뉴질랜드·싱가포르·태국·베트남 등 총 6개 국가에서 1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연말에는 싱가포르 창이공항점 그랜드오픈이 예정되어 있다. 현재 19개 구역 중 17개 구역을 운영 중인데, 연말부터 19개 구역 모두에서 사업을 시작하게 되는 셈이다. 아울러 베트남 하노이에도 시내점 오픈을 준비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해외점 매출 목표였던 3400억원을 초과 달성했고, 1분기 역시 전년 동기 대비 500% 매출 신장을 이뤘다.
특히 싱가포르 창이공항점은 운영 정상화 시 연간 매출 5000억원이 기대되는 곳이다. 인천공항 분을 상쇄하고도 남을 수치다.
온라인과 시내 면세점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도 호재다. 내국인의 경우 접근성이 높은 온라인 면세점을 선호하는 추세다. 실제 롯데면세점의 온라인 매출 비중은 2013년 10% 미만에서 2018년 이후 40% 대로 급증했다.
무엇보다 7월부터 면세 주류의 온라인 결제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여 롯데면세점 입장에선 또 다른 판매 창구가 마련될 전망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사전 온라인 주류 구매 후 인도장에서 받으면 돼 편의성이 높아지는 만큼 이용률 또한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맞춰 롯데면세점도 서울 잠실월드타워점에 800평 규모의 온라인 주류 전용관을 준비 중이다.
롯데면세점이 국내 면세 시장을 이끌어온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전 세계 면세 시장에서의 인지도 또한 여전히 탄탄하다. 인천공항 매출 손실을 메우고도 남을 여력도 충분하다.
인천공항 면세점 철수로 국내 면세업계 1위 타이틀을 경쟁사에 내줄 것이란 우려에도 그 정도로 업계 순위가 바뀌진 않을 것이란 의견이 업계에 더 많은 이유다.
관련태그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gamja@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