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대응제약, 법정 공방 소식에 주가 급등락 이어져증권가 "보톨리눔톡신 기업에 대한 신중한 투자 판단 필요"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메디톡스의 주가는 코스닥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7.89% 내린 22만7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메디톡스와 법정 공방을 이어오던 대웅제약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 대비 11.03% 내린 9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은 흔히 '보톡스'라 불리는 보툴리눔톡신 제제의 원료, 보툴리눔 균주의 출처를 두고 분쟁을 이어왔다. 대웅제약은 해당 제재를 자체 개발했다고 밝혔으나 메디톡스는 균주를 도용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법정 공방이 진행되는 동안 두 회사는 몇 차례 주가 희비를 겪었다.
메디톡스의 소송에 대웅제약은 지난 2019년 8월 30일 "두 회사의 균주가 서로 다르다고 입증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웅제약 측에 잠시 힘이 실리는 듯했으나 10월 두 회사의 균주가 동일한 조건에서 포자를 형성 해 승세는 메디톡스 측으로 흘렀다. 이달 7일 메디톡스의 주가는 4.95% 오른 반면 대웅제약은 3.29% 떨어졌다.
이듬해 7월 7일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메디톡스의 손을 들자 승세는 더욱 기울었다. ITC의 "대웅제약이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예비 판결이 발표되자 메디톡스의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 18만298원으로 올랐다. 같은 날 대웅제약은 17.23% 내린 11만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양사의 보톡스 분쟁은 올해 들어 일단락됐다. 지난 2월 10일 서울중앙지법이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을 상대로 제기한 청구 소송 1심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한 것이다. 이날 메디톡스는 다시 한번 상한가를 기록하며 17만3600원을 기록, 대웅제약은 19.35% 떨어져 12만4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약 7년간 이어져 온 두 회사의 법정 공방이 잊힐 때쯤 돌연 검찰의 재기수사 명령이 떨어졌다. 지난 28일 서울중앙지검이 대웅제약에 무혐의 처분을 내렸으나 서울고검은 재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두 회사의 주가가 또다시 등락을 오갈 것이라 예상되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간 양사의 법정 공방에 따른 주가 변동에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메디톡스의 경우 향후 경쟁사 합의 가능성까지 고려한다면 상승 여력이 풍부하다"며 "합의금 및 로열티 수령이 가능한 만큼 추정치 대비 추가적인 기업가치 상향 조정도 가능하다"라고 분석했다.
강하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웅제약을 두고 "중장기적으로 소송 및 손해배상 비용이 반영될 수 있으며 국내 소송이 길어질 것으로 보여 나보타 리스크는 여전하다"라며 "다만 회사의 본업 가치가 기대치 대비 빠르게 오르고 있어 신약 파이프라인들의 가치 분산이 시작되고 있는 시기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양사 모두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 2월 판결 직후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주가 변동성은 극대화된 상황"이라며 "국내 보툴리눔톡신 기업에 대한 신중하고 보수적인 투자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뉴스웨이 한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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