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 KDB생명 본입찰에 단독 입찰매각가 2000억원···이변 없다면 성사 가능성다만 두 보험사 모두 건전성 약해 자본투입 必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7일 KDB생명 매각 본입찰 결과 하나금융이 단독 입찰했다. 당초 예비입찰에 참여하면서 유력 경쟁자로 거론된 파운틴헤드프라이빗에쿼티와 WWG자산운용은 본입찰에서 입장을 선회했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과 컨서스자산운용이 보유한 KDB생명 지분(92.7%) 전량으로 예상 가격은 약 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매각가가 하나금융지주에게 큰 부담이 되지 않는 수준인데다, 일부 구조조정 걱정에도 KDB생명 내부에선 자금력 있는 금융지주로의 편입을 마다하지 않는 분위기다. 따라서 업계는 이변이 없다면 M&A는 무난히 성사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하나금융의 인수전 참여는 비은행 부문을 키우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1분기 하나은행이 업계 최대 순이익을 거두면서 리딩뱅크에 등극했지만,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비은행 계열사는 부진한 양상을 띠는 탓이다. 보험사만 봐도 하나생명은 1분기 순손실 20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고, 손해보험사도 순손실 83억원으로 적자를 냈다. 반면, KDB생명은 300억원대 순이익을 달성해 인수 후 실적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다만 하나금융의 밑그림대로 KDB생명과 하나생명이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를 놓고는 미지수라는 시선이 앞선다.
먼저 KDB생명의 자산은 20조원, 하나생명은 6조원대 수준이다. 단순 합계 시 총 자산규모는 26조원까지 늘어나지만 이는 업계 8위인 KB라이프생명(30조5000억원)에 못 미친다. 비슷한 자산 수준인 생명보험사로는 흥국생명(26조원) 정도가 있다.
생명보험업계는 100조원 이상 대형 생명보험사인 삼성생명(316조원)·한화생명(147조원)·교보생명(114조원)을 중심으로 움직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막강한 자본력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며 업계 MS(시장점유울)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소폭이지만 디지털보험사가 매년 MS를 늘리고 있어 갈수록 중소보험사의 생존은 어려워지고 있다.
게다가 KDB생명과 하나생명 모두 영업력과 실적이 좋은 편도 아니다. KDB생명의 설계사 규모는 1분기 기준 836명에 그쳤다. 자본 건전성 역시 1분기 확정치 101.6%로 금감원 권고치(150%)를 밑돈다. 경과조치 적용 전 수치는 47.7%로 경과조치가 끝나는 2025년 전에 3배 이상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KDB생명 건전성 정상화를 위해 하나금융이 적지 않은 비용을 태워야 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하나생명 역시 경과조치 전 K-ICS(신지급여력제도)비율 117.4%(경과조치 후 158.6%)를 기록하면서 자본금 수혈이 요구된다.
다만 하나생명의 영업력이 최근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하나생명은 올해 1분기 초회보험료 4547억원을 기록하면서 생명보험업계 4위에 올랐다. 최근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의 공격적인 영업 기조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하나생명이 기존 방카슈랑스 영업 방식에서 GA채널과 대면영업까지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이에 질세라 KDB생명도 하반기 영업전략을 발표했다. KDB생명은 고능률 FC 육성과 GA(법인보험대리점) 채널·VIP시장 공약 상품 개발에 주력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강소 보험사로서 시장 지위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부터 국내 전 보험사에 적용된 새회계제도(IFRS17)이 하반기에는 안정화 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보험업계에도 M&A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매물로 거론되는 곳은 롯데손해보험, AXA(악사)손해보험, MG손해보험 등이 있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crystal@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