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美그로크 AI칩 수주···테일러 팹 4나노 양산

삼성전자가 미국 반도체 기업 그로크의 AI 칩을 수주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칩 분야 스타트업 그로크(Groq)의 차세대 AI 칩을 생산한다.

미국 반도체 기업 그로크는 15일(현지시간) 차세대 AI 칩 생산을 위해 삼성전자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로크는 구글 엔지니어 출신들이 2016년 창업한 미국 반도체 설계 회사다.

조나단 로스(Jonathan Ross) 그로크 최고경영자(CEO)는 "삼성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가장 앞선 반도체 제조 기술을 활용해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르코 키사리(Marco Chisari) 삼성전자 파운드리 미국 사업부장은 "삼성 파운드리는 반도체 기술을 발전시키고 획기적인 AI, HPC 및 데이터 센터 솔루션을 시장에 출시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그로크와의 관계는 새로운 AI 혁신을 시장에 제공하기 위해 고급 실리콘 제조 노드를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또 다른 증거"라고 전했다.

그로크는 AI 칩이 미국에서 생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해당 칩은 삼성전자가 올해 연말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인 텍사스주 테일러 팹에서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테일러 공장의 고객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그로크 칩을 4나노(㎚·10억분의 1ｍ) 공정을 적용해 파운드리할 예정이다. 그로크는 이 칩을 최대 60만개 활용해 각각의 수요에 맞는 AI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경계현 DS부문 사장은 지난달 인스타그램에 "테일러 팹은 내년 말이면 4나노 제품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며 "미국 주요 고객들은 자신들의 제품이 이곳에서 생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테일러 팹을 통해 5G, 고성능 컴퓨팅(HPC), 인공지능(AI) 등의 분야에 활용될 첨단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