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아이폰 견제 이어 전기차 부품도 관리미·중 갈등에 전장 사업 키우는 삼성·LG도 피해"단기간 내 큰 영향 없을 듯···상황 지켜봐야"
당장 큰 영향은 없겠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기업들도 일정 부분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중국 정부가 자국 전기차 업체에 들어가는 전자부품을 중국산으로 사용할 것을 내부적으로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고위 인사는 중국 전기차 업체에 부품 사용률에 대한 수치 목표도 세울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벌칙 부과 등의 패널티를 물어야 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BYD는 판매 점유율 20.9%로 1위를 기록했으며 상하이자동차그룹(SAIC, 7.5%)와 지리자동차(5.8%)가 각각 3위와 5위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250만2000대로 세계 전기차 판매량의 58%에 달했다.
이에 따라 전장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삼성과 LG그룹의 부품 계열사들의 타격도 우려되고 있다. 이들은 반도체부터 디스플레이, 카메라모듈 등 전장 밸류체인을 꾸리고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금까지는 유럽이나 미국 고객사들 위주로 사업을 진행했으나 중국으로 영업망을 넓히고 있는 만큼 장기화될 경우 타격을 피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2015년 차량용 메모리 시장 진입 이후 '토탈 차량용 반도체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반도체 기업인 세미드라이브와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 중심으로 OLED 탑재가 늘어나는 가운데 시장 공략에 앞장서고 있다. 삼성전기도 전장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카메라모듈, 반도체 기판, 파워인덕터 등 라인업을 확대 중이다.
LG전자도 2013년 VS사업본부를 출범하고 꾸준히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등도 전장 사업을 강화 중이다.
전장 부품 업계 관계자들은 아직 중국의 조치가 직접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만큼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중국 내 대체 기업이 없는 경우에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 부품 업계 관계자는 "일단 국내 전장 부품업계의 경우 고객사가 유럽 기업인 경우가 많다"면서 "당장은 영향을 예측하기 쉽지 않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앞서 미·중 갈등에 의한 다양한 제재가 있었으나 정부의 중재 등을 통해 숨통이 트이는 경우가 많았다. 중국도 급하게 액션을 취할 것 같진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산시설이 중국에만 있다면 리스크가 크겠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생산시설을 다양한 곳에 분산시켜 둔 상황이며 판매 거점도 여러 곳에 있어 유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장 부품 외에도 스마트폰에서도 미·중 갈등으로 인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공무원들에게 업무용으로 아이폰 사용을 금지함과 동시에 화웨이가 내놓은 신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단, 지난 17일(현지시각) 중국에서 진행된 아이폰15 시리즈 사전 판매에서는 제품이 1시간내 모두 완판되며 중국 내 반애플과 크게 힘을 쓰지 못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부품 업계에서도 애국주의 경향이 강한 중국의 특성상 결국 중국 내 점유율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과 정부 조치에서 실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오준석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중 갈등이 중장기적으로 계속되며 공급망 위험이 발생하고 우리나라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미 주가에는 그 영향이 반영돼 나타나고 있다"면서 "기업들의 노력은 부분적일 수밖에 없고 환경이 바뀌어야 하는 문제다. 위험관리 차원에서 공급망 안정화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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