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통화위원회서 금융안정 상황 점검대내외 리스크 요인으로 금융불균형 재확대 가능성↑금융시스템 차원의 리스크 확산 가능성은 낮을 것
한국은행은 26일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최근의 금융안정 상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날 금통위에서는 금융 전반의 상황을 평가하고 금융불균형 확대, 가계대출 특징 등의 이슈를 진단했다.
한은은 "대내외 충격에도 금융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책공조를 통해 대응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금융시스템의 복원력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정책당국 간 협조와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은 가계부채 증가와 비은행금융기관을 중심으로 부동산 부문 익스포저의 부실위험 확대, 가계·기업의 채무상환부담 증대 등이 우리 금융시스템내 취약성 및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금융불균형 재확대 가능성을 우려했다. 회의에서 "주택가격 반등 움직임과 함께 가계 및 기업 부문의 부채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연체율이 상승세를 보이는 등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도 다소 저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부채의 디레버리징과 자산가격 조정이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은 시점에서, 금융불균형의 누증은 금융시스템과 자산시장 간의 연계성을 강화시켜 자산가격 급락시 금융 및 실물경제를 동시에 위축시킬 수 있어서다.
한은의 따르면 우리나라의 주택시가총액은 지난 20여년간 명목GDP보다 빠르게 증가해 글로벌 금융위기시 명목GDP의 2배 수준에서 최근 3배까지 늘어났다.
여기에 낮은 대출금리, 규제 완화 등 완화적인 금융여건이 지속되면서 가계신용도 확대되면서 명목GDP 대비 우리나라 가계신용 비율은 101.7%로 선진국(1분기말 73.4%)과 신흥국(48.4%)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체되었던 명목GDP 대비 기업신용 비율 역시 2018년 이후 시설·운전자금 수요 증가를 비롯해 금융기관의 기업대출 확대 노력, 코로나19 금융지원조치 등의 영향으로 빠르게 상승(2분기말 124.1%)해 외환위기(113.6%), 글로벌 금융위기(99.6%) 당시 수준을 넘어섰다.
한은은 "최근 주택가격의 반등세가 나타나고 가계대출 증가세도 다시 확대됨에 따라 가계부채 비율이 상승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향후 3년간 가계부채는 정책대응이 없다면 매년 4~6% 정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고 명목GDP 성장률이 연간 4% 수준을 보인다고 가정할 경우, 가계부채 비율이 내년부터 재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주택가격은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가 2021년 하반기 고점 대비 25% 내외로 하락하였다가 금년 들어 11.2%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지난해 9월부터 금년 3월까지 감소하였던 가계대출은 4월 이후 주담대를 중심으로 늘어나면서 8월 한 달에만 가계대출이 6조2000억원 가까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은은 "가계 및 기업의 늘어난 채무상환부담은 소비 및 투자 부진으로 이어져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 약화와 금융시스템의 대응여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경기 및 자산시장 여건 악화 등 대내외 충격이 발생할 경우 금융시스템내 잠재된 리스크가 현재화되지 않도록 유의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취약부문의 부실 확대에도 불구하고 금융기관의 복원력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추정돼 금융시스템 차원의 리스크 확산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평가했다.
한은은 "당분간 대출 증가세를 적절히 관리함으로써 향후 금융불균형 확대 흐름을 완화하는 데 정책적 노력을 보다 집중해야한다"면서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의 공급속도 조절에 이어 장기 주담대, 인터넷전문은행 대출 등 최근 크게 늘어난 부문을 중점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차주단위의 DSR 규제를 정착해나가는 가운데, 경기대응완충자본 부과(24년 5월 예정)와 함께 거시건전성정책 운영 기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중장기적으로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 주택공급을 관리하는 한편, 분할상환 대출 비중 확대 등을 통해 가계부채의 질적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han324@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