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걸 회장 장남 구성모씨, 이달 '신규 투자팀' 입사성장성 높은 新사업 발굴···'능력 입증'에 중요한 시점그룹 내 중책 맡았지만···"경영·운영 참여 계획 없어"
27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구 씨는 이달 초부터 LF의 '신규 투자팀' 내에서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다. 신규 투자팀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 곳이다.
구 씨가 매니저 직급을 맡게 된 것은 LF가 창의적 조직문화 확대를 위해 인사제도를 개편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LF는 지난 7월 연공제 직급을 폐지하고 개인을 수평적으로 구분하고자 직책자를 제외한 직원의 직위와 호칭을 매니저로 단일화했다. 구성원 모두가 스스로의 자율과 책임에 기반해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취지다.
업계 안팎에선 구 씨의 이번 입사가 LF 경영권 승계 본격화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통상 오너가 자녀들을 그룹 전면에 배치해 신사업과 같은 중책을 맡겨 회사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능력을 확인하고 승계 청사진을 그리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구 씨의 비상장 개인회사 '고려디앤엘'이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순 전 고려조경 부회장(8.55%)을 제치고 LF의 2대 주주에 오른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고려디앤엘은 구 씨(91.58%)가 최대주주로 올라섰던 지난해 10월부터 LF 지분 매입에 꾸준히 나서왔다.
공격적인 주식 매수는 이달에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F는 고려디앤엘이 지난 1일부터 26일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보통주 11만8787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액수로는 약 17억원 수준이다. 고려디앤엘의 LF 지분율도 지난달 말 9.83%에서 10.23%로 0.40%포인트(p) 상승했다.
이로 인해 고려디앤엘이 추후 구 씨로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 지렛대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상장된 기업의 주식은 시가에 따라 평가되지만 비상장사는 정확한 시세가 없다는 점을 활용해 지분을 확대하는 것이 증여세 등 비용적인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LF가 승계를 위한 사전 준비에 일찌감치 나서고 있기 때문에 이후에도 (고려디앤엘을 통한) 주식 매입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특히 구 씨가 1993년생으로 올해 만 30세인만큼 부친인 구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넘겨받는 것은 아직 섣부를뿐더러 1957년생(만 66세)인 구 회장 역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구 씨가 경영 수업과 동시에 LF 지분을 천천히 확보해 향후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넘겨받을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LF 관계자는 "(구 씨가) 신규 투자팀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경영이나 운영 등에 참여할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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