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과 함께 KG모빌리티 주식 2만주 매입KG제로인 최대 주주···그룹 전반 간접 지배케미칼 지분 승계 및 지배구조 투명화 과제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곽정현 KG케미칼 대표는 지난 4일부터 이틀에 걸쳐 KG모빌리티 주식 1만주를 장내 매수했다. 올해 만 3세인 곽 대표의 아들 태민 군도 동시에 1만주를 매수하며 주요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KG그룹은 앞서 지난해 9월 쌍용자동차를 인수해 그룹 계열사로 편입시킨 뒤 사명을 KG모빌리티로 변경했다. 인수 당시 KG모빌리티의 최대 주주는 KG모빌리티홀딩스였지만, 지난 8월 2일 KG그룹의 계열사인 KG ETS에 흡수합병됐다. 현재 KG ETS의 KG모빌리티 지분율은 58.84%로 안정적인 지배력을 확보한 상태다.
KG그룹 오너일가가 KG모빌리티의 지분을 대규모로 사들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만 41세의 곽 대표는 현재 0.01%인 KG모빌리티 지분율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가능성이 높다. 그룹 계열사 전체 시가총액과 매출에서 KG모빌리티가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KG모빌리티의 시가총액은 약 1조6000억원(11일 기준)으로,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KG케미칼(약 4600억원)의 약 4배에 달한다.
KG그룹의 오너일가는 순환출자고리를 통해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곽 회장과 곽 대표의 KG케미칼 지분율은 각각 16.29%, 3.11%에 불과하다. 하지만 KG케미칼의 최대 주주는 KG제로인(20.91%‧비상장사)이며, KG제로인은 34.84%의 지분을 가진 곽 대표가 지배하고 있다.
또한 KG케미칼은 KG ETS(지분율 46.30%)를 지배하고 있고, KG ETS는 KG모빌리티의 최대 주주(58.84%)다. KG모빌리티 인수 이후 오너일가-KG제로인-KG케미칼-KG ETS-KG모빌리티로 이어지는 견고한 순환출자 고리가 만들어진 셈이다.
특히 곽 대표는 KG스틸에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KG스틸은 KG스틸홀딩스(39.98%)가 지배하고 있고, 곽 대표는 KG스틸의 부사장이자 KG스틸홀딩스의 대표이사다. KG스틸의 최대 주주는 KG ETS(지분율 51.9%)이지만 곽 대표의 입김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곽 대표의 지배력 아래 있는 KG케미칼은 또 다른 상장사 KG이니시스(39.58%)도 함께 거느리고 있다. KG이니시스는 다시 KG모빌리언스(50.37%)를 지배하는 구조다. 현재의 순환출자가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곽 대표는 곽재선 회장의 KG케미칼 지분만 가져오면 그룹 전체를 장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G케미칼과 KG스틸에 이어 KG모빌리티에 대한 지배력까지 확대한 곽정현 대표는 KG그룹의 후계자로 입지를 굳힌 모양새다. 곽 회장의 장녀인 곽혜은 씨는 비주력 계열사인 KG에듀원과 이데일리엠(이하 대표이사), KG할리스F&B(사내이사) 등을 맡고 있어 사실상 후계 구도에서 멀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곽정현 대표는 순환출자의 시작점인 KG제로인의 최대 주주지만 곽혜은 대표의 지분율은 6.33%에 그친다.
업계 관계자는 "곽정현 대표의 후계 구도가 KG모빌리티 인수 이후 더욱 명확해지고 있다"며 "다만 순환출자 고리 탓에 안정적인 경영권을 행사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곽재선 회장이 보유한 KG케미칼 지분 확보 및 지배구조 단순화는 과제"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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