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물량은 1위, 도시정비수주는 86% 급감8개 단지서 1만가구 공급···청약도 완판 행진수주 줄어든 도시정비···물밑탐색은 적극적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올해 3분기까지 8개 단지(단독시공 기준)에서 총 8010가구를 분양했다. 컨소시엄 지분에 따른 물량까지 감안하면 약 1만300가구를 공급했다. 이는 10대 건설사 전체 물량의 4분의 1 수준으로 독보적 1위를 달리고 있다. 롯데건설은 올해 약 2만3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분양성적도 준수한 편이다. 8개 단지 중 7개 단지가 완판 됐다. 가장 최근에 분양한 1곳도 해당지역의 올해 최다 청약접수를 기록해 완판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분양에 힘쓰는 것과 달리 신규 수주에는 소극적인 모습이다. 특히 공사비 폭등과 금리 인상기가 겹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시정비분야에서의 수주가 뜸해졌다. 롯데건설은 올해 3분기 도시정비 수주 5173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조6914억원에서 86% 감소했다.
업계에선 연대보증이나 사업비대여 등으로 인해 부채를 키우는 것을 피하기 위한 리스크 관리 차원의 고의적인 수주 감소라고 보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무리한 수주경쟁도 피하는 모습이다. 현장설명회 직전까지도 참여의지를 높였던 경기 과천 주공10단지에서 철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다만 초기단계인 사업지에선 물밑활동을 이어가면서 재도약할 기회도 놓치지 않는 모습이다. 수주경쟁이 심하고 이익률이 낮은 강남권 대신 도봉‧노원‧은평‧관악‧금정 등에 있는 초기사업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요즘 재건축 대상 단지들을 돌아다니다 보면 롯데건설 현수막이 가장 많이 눈에 띈다"면서 "가볍게 눈도장만 찍으면서 민심을 파악하고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으로 읽힌다"고 했다.
분양과 완판을 이어가는 한편 무리한 수주를 피하면서 롯데건설의 곳간에는 현금이 채워지는 모습이다. 지난 9월19일 610억원 규모의 일반 회사채(SB)를 상환한 것이 대표적이다. 상반기 기준 롯데건설의 총차입금 규모는 2조9383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6.3%(1조509억원) 줄었다.
현금 유동성은 2배 이상 늘었다. 올해 상반기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8886억원으로, 지난해 말(5980억원)보다 216% 늘었다. 이 덕분에 지난해 말 A+(부정적)으로 떨어졌던 신용등급이 '안정적'으로 복귀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업계에선 롯데건설의 이러한 행보 뒤엔 박현철 부회장의 결단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현철 부회장은 ▲그룹 경영관리본부와 ▲그룹 정책본부 운영실 등을 거치며 '돈줄' 관리에서 활약해 왔다.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롯데쇼핑, 롯데물산 등 그룹 내 계열사들의 위기관리와 신규 계열사의 안착에서도 능력을 발휘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롯데건설은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의 영향으로 타격을 입은 뒤 올해 들어선 분양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고 무리한 수주를 줄이면서 빠르게 정상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뉴스웨이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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