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사외이사' 제도 도입해 견제 기능 강화삼성SDI·삼성SDS 26일 이사회 결의 통해 채택삼성전자 등 8개사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선임
삼성은 26일 삼성SDI와 삼성SDS가 이사회를 열어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선임사외이사 제도는 대표이사 또는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을 경우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사외이사를 뽑아 적절한 균형과 견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다. 현재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지 않은 삼성 계열사들도 향후 선임사외이사 제도 도입을 검토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삼성자산운용, 삼성물산 등 8개사는 이미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어 선임사외이사 제도 도입 대상이 아니다.
삼성은 "외부의 질책과 조언을 열린 자세로 경청하겠다"는 이 회장의 의지에 따라 사외이사의 위상과 권한을 강화하는 지배구조 체제 개편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왔다.
이 회장의 평소에도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해왔으며 지난해 회장 승진 시에도 별도의 승인 절차가 필요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사회의 논의를 거쳐 승진을 결정했다.
법적 의무와 상관없이 내부 견제와 균형을 강화하는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를 시스템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자발적인 노력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한 것도 이 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경영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는 경우가 많으며 사외이사의 권한을 사내이사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으로 보장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삼일PwC에 따르면 한국은 비금융권을 기준으로,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기업이 지난해 14%였으며, 선임사외이사를 선임했다고 공시한 기업은 5%에 불과했다.
반면 미국의 경우,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비율은 2022년 기준 36%이며, 68%의 기업이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CEO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를 권장하고 있으며 분리 모델의 대안으로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했다. 선임사외이사는 사외이사들을 대표하며 이사회 의장인 CEO가 갑작스럽게 회사를 떠날 경우 이사회 의장을 맡으며 새 CEO 선임 과정을 주도한다.
애플은 스티브 잡스 사후 선임사외이사였던 아서 레빈슨 칼리코 CEO가 이사회 의장을 맡아 2011년 팀 쿡의 CEO 선임 과정을 주도했다. 팀 쿡 애플 CEO 역시 나이키의 선임사외이사 겸 보수위원회 위원장이다.
삼성은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과 선임사외이사 제도 도입 등 '투 트랙'을 통해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경영 투명성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삼성 측은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할 경우, 경영 감독 기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하지만,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면서 "개별 기업의 경영 환경에 적합한 방식으로 이사회 의장을 선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밖에도 삼성은 이 회장의 결단으로 2020년 2월 '삼성준법 감시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철저한 독립적 권한을 부여해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7개 계열사들의 준법 의무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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