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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이재용 3년 재판 끝이 보인다...총수공백 더이상은 안돼

오피니언 기자수첩

이재용 3년 재판 끝이 보인다...총수공백 더이상은 안돼

등록 2023.11.16 13:33

김현호

  기자

reporter
'이재용 회장이 곧 삼성이다'는 말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1968년부터 이미 삼성의 왕관을 머리에 얹고 55년을 지내왔다. 그의 부재는 삼성의 선장을 잃는 것이며 국가 위상 손실로도 이어진다. 삼성의 반도체 사업부터 가전, 스마트폰, 배터리, 바이오 등 대한민국을 관통하는 국가 경제의 핵심 산업도 흔들릴 여지가 크다.

이재용 회장의 내일은 남다르다. 법원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1심 결심 공판을 열기로 하면서다. 이 회장을 2020년 9월 기소한 검찰이 3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구형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검찰의 구형은 구속력이 없다. 다만 죄의 무게를 가늠하는 척도이기는 하다.

이 사건은 삼성이 이 회장의 지배력 확대를 위해 삼성물산 주가를 의도적으로 낮추고 이 회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제일모직 가치를 키워 양 사를 합병시켰다는 것이 핵심 골자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도 의사 개입을 하고 삼성물산 주주들에 피해가 발생할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묵인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재판부의 선고는 이르면 내년 1월로 예상된다. 재벌 총수에게 관행처럼 내려지던 '3·5(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법칙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이 법칙을 깨트린 대표적인 사건은 이 회장이 연루된 국정농단이었다. 이 회장으로선 남은 두 달 동안 구속 갈림길에 서 있게 되는 상황이다.

김기남 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2021년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총수가 있어야 의사결정이 신속하게 이뤄진다"고 말했다. 경쟁자의 추격 속 반도체 전쟁을 치르고 있는 삼성전자에 '수장' 공백이 장기화 되면 글로벌 초격차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비롯된 말이었다. 당시 이 회장은 구속된 상태였다.

삼성전자의 초격차는 흔들리고 있다. 가전사업은 LG전자에 밀린 지 오래고 스마트폰 매출은 애플 대비 2배 넘게 벌어졌다. TSMC를 추격하는 파운드리 사업은 갈 길이 멀고 메모리는 경쟁사의 거센 추격에 시달리고 있다. 삼성과 동일선에서 비교되기를 꺼리던 SK하이닉스는 적어도 HBM 시장에선 우월감을 느끼는 중이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사건은 항소심, 상고심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회장이 1심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더라도 '사법 리스크'는 수년 동안 이어질 게 뻔하다. 하지만 총수 공백은 다른 개념이다. 컨트롤타워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는 지금, 이 회장까지 부재하면 삼성으로선 상상하기 싫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삼성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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