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조작 연루 의혹, 선행 매매 등 내부 통제 실패고금리·부동산 침체 등 어려운 업황 속 실적도 부담KB·NH證, 라임·옵티머스 사태 징계 수위 관건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말과 내년 3월 대표의 임기 만료일을 앞둔 증권사는 모두 12곳에 이른다. 미래에셋증권이 이미 사령탑을 교체하고 키움증권 역시 대표가 바뀔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올해 증권가에서 끊이지 않았던 사고와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대표들이 대거 물갈이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증권업계는 사건 사고로 얼룩졌다. 증권사의 미흡한 내부 통제 관리 체계는 거듭 도마에 올랐다. 라덕연 사태에 이어 영풍제지 사건까지 주가 조작 사건이 연이어 터지는 과정에서 증권사가 연루되어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증권사 임직원들의 선행매매가 적발됐다. 지난달 국정감사에는 하이투자증권, 메리츠증권, 한국투자증권 대표가 줄줄이 소환됐다.
실적 면에서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여러 증권사들이 부동산 PF 리스크를 대비해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실적이 뒷걸음쳤다. 고금리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증권업 전반의 빠른 업황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이 가장 먼저 변화의 신호탄을 쐈다. 미래에셋증권은 창업멤버인 최현만 회장과 이만열 사장이 지난달 23일 퇴진하고 김미섭·허선호·이정호 등 50대 임원들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전격적인 '세대 교체'를 감행했다. 2016년 11월부터 미래에셋증권을 이끌며 7연임한 최현만 전 회장은 여의도의 대표적인 '장수 CEO'로 통했다.
지난달 26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김미섭 부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해외 법인장을 지냈고 미래에셋증권으로 옮긴 후 글로벌 사업을 총괄한 인물로 미래에셋그룹의 글로벌 DNA를 이어나가면서도 2세대 전문경영인으로서 차별화된 행보를 보일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오는 12월 7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신규 사내이사를 선임한 후 대표이사를 정해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이어갈 예정이다.
박정림 KB증권 사장과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의 경우 라임·옵티머스 사태 제재 수위가 연임 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사 임원은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을 경우 이후 3∼5년 동안 금융권에 재취업할 수 없다. 제재 수위는 해임권고, 직무정지, 문책경고, 주의적경고, 주의 등 5단계로 이뤄진다.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이달 중 정례회의에서 라임·옵티머스 펀드 판매사 CEO에 대한 징계를 확정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은 2020년과 2021년에 박정림 KB증권 사장과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에게 각각 라임 펀드 사태, 옵티머스 펀드 사태의 책임을 물으며 문책경고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의 경우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623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4392억원) 대비 크게 증가하며 실적 면에서는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으나 지난 국정감사에서 스타트업 보수 미지급과 기술탈취 의혹을 받았던 점은 변수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부동산 PF와 관련해 '꺾기 영업'이 있었고 특수관계인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았다. 당시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는 그런 일이 없다며 부인했으나 금융감독원은 이달 부동산 PF 의혹과 관련해 하이투자증권에 대한 검사에 착수한 상태다.
한편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의 사임안은 전날인 16일 열린 이사회에서 보류됐다. 황 사장은 영풍제지 하한가로 발생한 4300억원 넘는 미수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지난 9일 전달한 바 있다. 키움증권 이사회는 황 사장의 사임안을 추후 이사회에서 재논의할 예정이다. 본래 황현순 사장의 임기 만료일은 2026년 3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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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류소현 기자
sohyun@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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